충남에서 커피·올리브 기를 날 올까…제주·남해안은 벌써 '아열대'

10년간 재배 면적 5배 증가…2080년 충남 이남 62% 아열대화
경쟁력·판로 확보가 관건…세계 인구 증가에 식량안보 중요성↑

924 기후정의행진 참가자들이 지난 24일 서울시청 인근 세종대로에서 화석 연료와 생명 파괴 체제 종식을 촉구하며 행진하던 중 기후위기를 경고하며 드러눕는 다이-인(Die-in)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주최측은 행진에 3만 5천 명의 시민이 함께했다고 전했다. 2022.9.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국내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이 늘고 있다. 기후위기에 따른 식량 안보와 점차 넓어지는 아열대 환경에 맞춰 이들 작물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한 국가적 장기적 계획과 지원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7일 환경·농정 당국과 농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후 환경에서 재배 가능한 아열대 과수는 △망고 △용과 △올리브 △파파야 △커피 △구아바 △바나나 등 10가지다. 채소로는 △강황 △공심채 △인디언시금치 등 11가지로 나타났다.

이들 작물은 가장 추운 달의 평균 기온이 18도 이하이면서 월 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일 때 재배 가능하다.

건국대 기후연구소의 '신평년값을 이용한 우리나라 기후형 구분과 특성에 관한 연구'(1991~2020년)에 따르면 제주와 목포, 여수, 통영, 창원, 김해, 부산, 울산, 포항 등 국토(관측지점)의 15.5%가량은 '트레와다' 기준으로 아열대 습윤기후에 들어선 상태다.

지속적인 기온상승으로 2020년 기준 아열대 과수 재배 면적은 171.3㏊, 171만3000㎡까지 넓어졌다. 이는 2010년(33.9㏊)과 비교해 10년만에 5배 넓어진 셈이다.

농정당국은 우리나라의 아열대 기후지역이 확대되면서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도 점진적으로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방경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은 정부간 협의체(IPCC) 특별보고서를 토대로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될 경우인 RCP(온실가스 대표농도경로) 8.5 시나리오상 경상도와 전라도, 충남 지역의 높은 산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구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론 2060년까진 전체 면적의 26.5%, 2080년까진 62.3%가 아열대 기후가 될 수 있다.

농진청은 다만 국내 아열대 작물의 경우 고소득 작물로 판매단가가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소비자 기호 변화, 다문화 가정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다만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산과의 가격경쟁력도 확보해야 하고 판로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 연구원은 "일부 우수 농가를 제외한 신규 진입 농가의 경우 재배면적을 줄이거나 작물을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가 위기로 대두될 수록 농업과 적응 문제는 전면에 대두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기후변화와 식량안보'에 따르면 2050년까지 세계 인구 증가로 지금보다 50%가량 많은 식량이 필요하지만 이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과 맞물리면서 전세계가 농업 자원간 경쟁으로 내몰릴 수 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