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1300㎜ 퍼부을 때 대구엔 340㎜…남부 심각한 가뭄 지속

남부 버티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북상 장마전선 없는 탓
9월부터 가뭄 해소되겠지만 많은 양의 강수 예보는 없어

지난 6월13일 경북 청도군 운문댐 곳곳에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낮아지면서 댐 상류 운문면 공암리 물이 마른 땅에는 풀이 자라고 있다. 이날 운문댐 저수율은 23.6%까지 내려가 극심한 가뭄에 해당하는 '심각' 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2022.6.1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6월 말부터 3주가량 이어진 장마와 8월 초 하루 강수량 400㎜에 육박하는 호우는 중부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런 기록적 폭우에도 경상권 등 남부지방은 여전히 가뭄이 진행 중이다. 두 동강이 난 날씨는 데이터로 확인됐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상권 가뭄은 여전히 지속 중이다. 기상청 수문기상 가뭄정보 시스템(체계)에 따르면 8월20일 기준 경상권 대부분 지역과 전남, 전북 일부지역은 기상 가뭄이 유지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대구와 달성, 경북 경산, 포항, 경남 의령, 함안은 '심한 가뭄'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상가뭄'은 강수량과 증발량을 고려해 수자원이 계절 평균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수자원 부족은 농업가뭄, 사회경제 가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가뭄'은 강수량이 평년대비 약 45% 강수량만 예상될 때 해당한다.

지난 6월3일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이 극심한 봄 가뭄이 지속되자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인 장기읍성에서 기우제를 올리고 있다. 남구 장기면 등은 올해 강수량이 총 111mm로 평년 281mm의 40%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독자제공) /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실제 이 지역 누적 강수는 무척 적었다. 3~8월 강수량은 대구 339.9㎜, 포항 340.5㎜로 전국 평균 777.3㎜의 절반에 못미쳤다. 특히 많은 비가 왔던 서울(종로구) 누적 강수량(1282㎜)과 비교하면 26.5%에 불과했다.

대구엔 올해 들어 한 달 강수량이 100㎜를 넘은 적도 없다. 지난 8~12일 전국적으로 내린 많은 비로 이달 대구 강수량은 92.3㎜를 기록 중인데, 장마가 낀 6~7월엔 각각 81.8㎜, 88.8㎜만 기록됐다. 이는 대구의 지난해 6~8월 강수량 55.1㎜, 153.3㎜, 256.3㎜와 비교해도 현저히 적은 양이다.

이밖의 지역에선 '보통 가뭄', '약한 가뭄'이 기록됐다. 심한 가뭄보단 양호하지만 각각 강수량이 평년대비 55%, 65% 수준일 것으로 예상될 때에 해당한다.

비가 오질 않자 용수를 공급 중인 남부지방 댐의 수위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환경부는 영산강 수계 평림댐과 밀양강 수계 청도 운문댐을 가뭄단계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해 관리 중이다.

이 같은 남부 가뭄은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 때문이다. 고기압이 강수대가 유입되지 못하게 버티고 있어서 안 그래도 더운 경상권을 식히거나 메마른 땅을 적실 비가 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통상 남부에서 북상하던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중국에서 남하하는 형태로 비를 뿌리며 남부지역 강수가 유난히 적었다.

기상청은 이같은 가뭄이 9월부턴 '약한 가뭄'으로 내려간 뒤 11월께엔 경북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지역에 그동안 오지 않았던 비가 쏟아지면서 가뭄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과거 30년가량의 평년 값과 비교한 것을 토대로 지역마다 비교한 것이다"라며 "중기예보상 남부지방에 많은 비는 예상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