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4대강 녹조 비상에도 뾰족한 대책은 없다

환경단체 "상시 수문 개방" vs 환경부 "저수량 부족하다"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뉴스1 © News1

</figure>낙동강과 금강 등 4대강의 녹조 피해가 확산될 조짐이다.

녹조가 빨리 번진 이유에 대해 환경당국은 예년에 비해 높은 기온과 유독 적은 강수량이 근본 원인이라고 보는 반면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으로 생긴 보(洑)가 녹조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3일 환경부의 물환경정보시스템 조류측정자료에 따르면 낙동강 합천창녕보에선 지난달 23일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유해남조류 세포수가 ㎖당 기준치인 5000개의 60배에 해당하는 29만7331개까지 치솟았다.

같은 날 달성보는 ㎖당 21만1128개, 강정고령보 18만7935개, 칠곡보 3만2286개, 창녕함안보 1만8827개를 각각 기록했는데 이는 2012년 이후 전체 여름 기간(5-9월) 측정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녹조현상은 여름·가을철 유해남조류에 의해 하천과 호소의 물빛이 진한 녹색을 띄는 현상이다. 유해남조류는 인체에 흡수되면 간을 손상시키고 신경세포를 마비시키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새만금 유입 하천인 만경강에 출현한 큰빗이끼벌레. (전북녹색연합 제공) © News1

</figure>금강 지역도 최근 녹조 현상과 함께 수질이 나쁜 곳에 서식하는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강 팔당호는 2일 '조류관심단계'가 발령됐고 영산강 지역은 최근 녹조류 농도가 관심 기준치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녹색연합 황인철 평화생태국장은 "녹조발생은 이상고온, 강수량 저하 영향보다는 4대강사업 보(洑) 건설 이후 강의 흐름이 사라지고 정체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며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상시 수문 개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부 관계자는 "녹조현상은 5월 이후 적은 강수량과 기온상승 영향으로 인해 예년보다 일찍 남조류가 형성된 탓"이라며 "가뭄 등으로 인해 수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문을 개방하면 저수량 확보가 쉽지 않아 상시 수문 개방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7~9월 녹조 현상이 지속되고 특히 8월 말에는 피해가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2회 이상 모니터링, 조류제거물질 살포, 녹조수거장치 투입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한다.

황인철 국장은 "4대강 보 건설은 하천의 흐름을 막아 정체시간을 증가시키는 방식의 물관리 정책으로 녹조와 수질악화를 가져왔다"며 "식수원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녹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문 상시개방과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jep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