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추락' 고려대, 교수총회 개최해 총장 신임 논의(종합)
또 추락하는 학교 경쟁력 향상 방안과 단과대별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45분께부터 과학도서관 강당에서 '고려대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이사장·총장과의 대화 및 대책 강구'를 안건으로 열린 총회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 가운데 오후 9시45분께까지 3시간 가량 진행됐다.
교수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교수 재적인원 1413명의 과반인 760명의 출석이 인정돼 총회가 성립했다. 그러나 실제 참석자는 200여명으로 나머지는 위임장으로 대신했다.
교수들은 현안 발제와 자유 토론을 거쳐 △총장·이사장에게 공개 질의한 내용에 대한 답변을 받고 △내년 3월까지 총장에 대한 신임을 물으며 △대학발전위원회를 새로 구성할 것 등 세 가지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김병철 총장과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교수의회는 지난달 30일 김 총장과 김 이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참석을 요청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김 총장은 출장중이기 때문에 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김 총장은 현재 미국에서 미주 고려대교우회 등을 상대로 모금 행사에 참석한 뒤 8일 귀국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교수의회 측에서 이사장의 참석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왔지만 재단에서는 교수의회를 공식 기구가 아닌 임의 기구로 보고 있기 때문에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의회는 총회에서 학교 위상 추락 대응책과 학내 소통구조 개선, 총장에 대한 신임 등을 학교본부와 재단에 요구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날 오후 9시45분께 회의를 마치고 나온 김인묵 총회 의장은 "오늘 회의는 비공개로 내용을 공지할 수 없다"며 "교수의회 명의로 결의서를 채택했다"고 간단히 말했다.
앞서 교수의회는 총장과 이사장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를 대자보 형태로 학내에 게시했다.
대자보에서 교수의회는 △연차적 학교 발전 계획 △연도 별 순수 모금액 △국내외 대학평가에 대한 입장과 대응책 △세종캠퍼스 발전 방안 등을 밝힐 것으로 요구했다.
또한 고려대 일부 교수들은 10월에도 총장과 법인에 이 같은 내용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고대의 위기상황에 대한 교수 성명서'를 낸 바 있다.
고려대 교수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잘못된 투자로 200억 원대의 재단 적립금을 날리고 각종 대학 평가 순위가 하락하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재단이 현금자산을 고위험 금융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봤다는 감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김정배 법인 이사장이 불명예 사퇴했다.
6월에는 여자 동기생을 성추행한 고려대 의대생들에 대한 대법원 재판에서 가해자들에 대한 실형이 확정됐다.
고려대는 또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2006년 처음으로 연세대를 앞지르며 4위에 올랐지만 올해는 성균관대에 뒤쳐진 6위를 기록하며 명예가 떨어졌다.
이밖에 한국 인맥 만들기의 최강자코스로 꼽혀온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CEO)과정 모집에서도 고려대는 올해 평상시 보통 50명을 넘던 인원에 크게 못미치는 수모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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