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원점' 협의…의대생 돌아와 달라"
교육부·복지부 긴급 합동 브리핑…"전공의에 유감·위로"
"의대생 학업 중단 마음 무거워…의료계와 소통하고 협력"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교육부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제로 베이스'에서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가 그간 요구해온 원점 재논의 주장에 정부가 공식적으로 호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대생들을 향해 학교로 돌아와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이 부총리는 10일 오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합동 브리핑을 열고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나간다면 2026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 규모도 각 학교 현장의 교육여건까지 감안해 제로 베이스에서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을 향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이 부총리는 "지난해 2월 의대정원 증원 발표 이후 전공의 선생님들의 이탈이 장기화되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걱정과 불편을 겪고 계셔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특히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에 대한 비상계엄 포고령 내용은 정부의 방침과는 전혀 다르다. 포고령 내용으로 상처를 받은 전공의 분들과 의료진 여러분께 진심어린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먼저 사직 전공의 복귀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현행 전공의 수련 규정은 사직 후 1년 내 복귀를 제한하고 있으나, 전공의가 사직 전 수련한 병원과 전문과목으로 복귀하는 경우에는 수련특례 조치를 통해 이러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직한 의무사관후보생이 수련에 복귀하면 수련을 마친 후, 의무장교 등으로 입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의료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계시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 여러분과 교육 현장에서 사명을 다하고 계시는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의대 교육이 원활히 진행되고 의학 교육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장기 투자계획을 수립해 2030년까지 약 5조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 부총리는 "교원 증원과 시설·기자재 확충, 의대 교육혁신 지원 등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총 6062억원의 예산을 투자한다"며 "현재 각 대학에서 면접 등 교원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며, 2월까지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시설도 강의실 리모델링, 건물 신축을 위한 설계 준비 등이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는 24·25학번 신입생 7500여 명이 동시에 수업을 받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정부는 학생이 복귀만 한다면 대학과 협력하여 대학 전체 자원을 활용하고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해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앞으로 중장기 의학교육에 대해서도 대학 현장, 의학교육 전문가와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의학교육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으로서, 미래를 향한 꿈과 열정으로 가득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학업을 멈추고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고민하고 계실 여러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의료계의 우려와 건의에 대해서는 정부가 의료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생 여러분들은 이제는 학교로 돌아와 처음 입학하였을 때 마음가짐 그대로 학업에 매진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훌륭한 의료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의대 교수들을 향해 "교육 전문가이자 스승으로서 제자들이 학교로 하루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우리 학생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 준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총리는 각 대학에 "25학년도 교육을 충실하게 준비해주시고, 학칙에 따라 학사를 운영해 의과대학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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