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는 족발 보쌈"…초6, 3명 중 1명 '책 거의 안 읽는다'

교육과정평가원 '초등 4~6학년 문해력 실태' 분석
문해력 '상' 학생, 집에서 휴대전화 사용 시간 통제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야외도서관 '광화문 책마당'을 찾은 어린이가 책을 읽는 모습. (뉴스1DB)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두발(頭髮)은 두 다리, 족보(族譜)는 족발보쌈."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초등 6학년 3명 중 1명은 하루에 거의 책을 읽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서 시간은 문해력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문해력 수준이 떨어지는 학생은 대부분 휴대전화 사용 시간에 제한이 없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초등학생 문해력 실태 분석 및 교육 지원 방안 연구: 4~6학년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고 밝혔다. 초등 4~6학년 4000여 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수준과 읽기 경험 등을 조사한 결과 보고서다.

'하루에 책 읽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30분 정도'라고 답한 학생이 36.3%로 가장 많았고 '거의 안 읽는다'는 학생이 28.2%로 그다음으로 많았다. '1시간 정도'가 17.9%, '1~2시간 정도'가 12.8%, '2시간보다 더 읽는다'고 답한 학생이 4.6%였다.

출처: '초등학생 문해력 실태 분석 및 교육 지원 방안 연구: 4~6학년을 중심으로'(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 읽는 시간이 적었다. '거의 안 읽는다'고 답한 학생이 4학년 23.9%에서 5학년 27.1%로 높아졌다. 6학년(33.5%)은 3분의 1에 해당하는 학생이 '거의 안 읽는다'고 답했다.

6학년은 하루 독서 시간이 '30분 정도'(34.1%), '1시간 정도'(17.5%), '1~2시간 정도'(12.1%), '2시간보다 더'(2.8%)라고 답한 비율이 모두 4~5학년보다 낮았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업에 대한 부담과 학습량이 늘면서 책 읽는 시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독서 시간은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하루 책 읽는 시간이 '2시간 이상' 또는 '1~2시간 정도'라고 응답한 비율은 대도시가 20.0%로 가장 높고, 읍면 지역이 14.5%로 가장 낮았다. 반대로 '거의 안 읽는다'고 답한 비율은 대도시가 23.7%로 가장 낮고 읍면 지역이 31.6%로 가장 높았다.

출처: '초등학생 문해력 실태 분석 및 교육 지원 방안 연구: 4~6학년을 중심으로'(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읽기 경험은 문해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독서 시간이 '하루 30분'에서 '1시간', '1~2시간' 등 증가할수록 4학년은 1.49점, 5학년은 0.55점, 6학년은 0.59점씩 문해력 점수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해력 수준이 '상'인 학생과 '하'인 학생은 휴대전화 사용 시간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결국 독서 시간 확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문해력 수준이 상·중·하인 학생 총 36명을 심층 분석한 결과다.

문해력 수준이 '상'인 학생은 대부분 부모가 휴대전화 사용 시간과 콘텐츠 접근을 제한하고 있었다. 반면 '하'인 학생은 대부분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가정의 통제가 없는 편이었다.

출처: '초등학생 문해력 실태 분석 및 교육 지원 방안 연구: 4~6학년을 중심으로'(한국교육과정평가원)

독서 시간처럼 문해력 수준도 대도시 학생이 높았다. 문해력 진단검사 결과를 평균이 50점인 표준점수(T점수)로 환산했을 때 대도시 학생만 4학년(51.95점), 5학년(51.49점), 6학년(51.61점) 모두 평균보다 높았다. 이어 중소도시, 읍면지역 순이었다.

또한 대도시 학생은 상위 5%와 하위 5% 수준 학생 간 점수 차이가 가장 작지만, 읍면 지역은 상하위 학생 간 문해력 차이가 가장 컸다. 읍면 지역 학생은 문해력 수준도 대도시와 중소도시에 비해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책 읽는 시간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며 "가정에서도 문해력 지원을 위해 자녀가 흥미를 느끼는 주제를 묻고 해당 주제를 다룬 쉬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가정의 지원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학교 교육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 주는 차원에서 학교 도서관 프로그램과 학교 도서관 활동 수업이 학생의 문해력 수준을 고려해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