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국민대 등록금 인상…연세·한양·경희 서울 주요대 검토

서강대 전년 대비 4.85%, 국민대 4.97% 인상 의결
교육부 동결 호소에도 서울 주요대 인상 확산

장제국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2024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건의문에는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제 폐지, 소규모 대학 국가적 정책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2024.1.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권형진 기자 = 서강대에 이어 국민대가 올해 대학 등롬금을 올린 데 이어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 등 서울 주요 대학에서 2025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교육 당국의 등록금 동결 호소에도 불구하고 10년 넘게 이어진 재정난에 대학들이 '더는 못 버틴다'며 줄줄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하는 분위기다.

6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민대는 2일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올해 학부 등록금을 전년 대비 4.97%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국민대가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은 17년 만이다.

국민대 관계자는 "등심위에서 등록금 인상 방안을 의결했다"며 "학교 시설 개선이나 인프라 확충 등 교육 질 개선 부분에서 많은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양대와 연세대, 경희대도 올해 학부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양대 관계자는 "올해는 꼭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앞서 서강대도 지난달 26일 열린 등심위에서 올해 학부 등록금을 전년 대비 4.85% 인상하기로 했다. 서강대가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은 13년 만이다.

서강대는 이번 등록금 인상으로 국가장학금을 받던 학생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이들의 장학금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 등록금 추가 인상분은 장학금으로 54%를 보전하고 시설 개선에 26%, 교원 확충과 우수 교원 확보에 20% 등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2025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 법정한도는 5.49%다. 고물가 시대에 발맞춰 등록금을 최대 5.49%까지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교육 당국의 규제에 많은 대학이 법정 한도까지 등록금을 올리지 못했다.

2012년부터 교육부는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 교내장학금을 유지·확충하는 대학에만 국가장학금 Ⅱ 유형을 지원하는 등 간접 규제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된 재정난에 학령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국립대와 사립대는 물론 서울 주요 대학에서도 수업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등록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의 주요 대학 총장은 "언제까지 등록금을 올리지 않을 순 없지 않느냐"며 "1000만 원의 5%면 50만 원 수준 아닌가. 올해는 등록금을 반드시 올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대학들의 재정적 어려움을 고려해 올해는 교내장학금을 전년 대비 90% 이상 지원하는 경우에도 국가장학금 Ⅱ 유형을 지원하겠다며 규제 완화책을 내놓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동결을 호소하고 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가급적 올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등록금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부분이지만 물가 상황도 그렇고,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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