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사 10명 중 9명 "AI 교과서 '교과서' 지위 반대"
좋은교사운동·전국수학교사모임 설문 조사
71% "기초학력 부진 해결에 도움 안 된다"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수학 교사 10명 중 9명가량이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에 '교과서'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좋은교사운동과 (사)전국수학교사모임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전국 중·고등학교 수학교사와 초등학교 교사 6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수학 AI 교과서에 교과서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89.6%가 반대했다. 효과 면에서도 75.9%는 수학 AI 교과서가 수학 수업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수학 평가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79.2%를 차지했다.
또 정부 주장과 달리 71.0%는 수학 AI 교과서가 기초학력 부진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교육비 경감과 관련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89.2%에 달했다.
수학 AI디지털교과서가 문제 풀이 위주가 아닌 수학적 사고를 확장하는 수학의 본질을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질문엔 91.4%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현 수학 교과서와 비교해 내용 구성이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부정적 답변이 88.1%였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초등 3·4학년과 중1, 고1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6일 야당 주도로 AI 교과서의 지위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돼 전면 도입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교과서는 모든 학교에서 채택해야 하지만 교육자료는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학교 재량으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두 단체는 "수학 AI 교과서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한 교사들도 교과서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는 많은 분이 반대했다"며 "현장 수학 교사들 검토 결과 현재 개발된 AI 교과서는 보조자료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학 교과는 개념을 이해하는 과정의 의사소통이 중요한 과목"이라며 "실제 수학 교과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학습 부진의 원인을 파악하고 소규모 또는 개인별 맞춤 수업이 필요한 것이지 인간다운 교감이 불가능한 AI 교과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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