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만에 마감된 대입 일대일 상담…"더 확대해 주세요"
서울시교육청 정시 대비 특별진학상담…1430명 참여
현재 5개 구와 MOU…내년 25개 전 자치구 확대 추진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사설 업체 상담보다 신뢰가 있어 매우 좋았습니다. 이런 기회를 더 확대해 주면 좋겠습니다."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진 27일 오후 서울 강북구청 다목적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강추위 속에 202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대비 특별진학 상담을 하러 온 수험생과 학부모는 숙연한 분위기 속에 차례를 기다렸다.
이날 특별진학 상담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성북구청과 숭실대 2곳에서 사전 예약한 1430명이 진학 상담을 받는다. 상담은 10년 이상 진학 지도 경험이 있는 서울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소속 현직 교사들이 맡았다. 1인당 상담 시간도 40분으로 넉넉하게 잡았다.
어머니와 함께 상담받은 김 모 군(19)은 "9만 9000명 정도 되는 실제 서울 학생들 데이터로 상담을 해서 그런지 정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학교만 정해 주는 게 아니라 가·나·다 군별 균형을 맞춰주고 학생 의견을 계속 물어봐 주는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대학진학지도지원단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교육청에서 수합한 실제 진학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한 쎈(SEN)진학 프로그램이다. 약 10만 건에 달하는 방대한 서울 학생 데이터를 사용해 사설학원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다.
수험생과 학부모 반응도 뜨겁다. 교육연구정보원 심지영 교육연구관은 "계열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자연계열은 3분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만족도도 높았다. 딸의 입시 상담을 하러 온 조 모 씨(45·여)는 "컨설팅받는데 보통 1시간에 50만 원, 100만 원씩 들여야 하는데, 그게 또 정확하지도 않다"며 "프로그램을 돌려서 가능성이 있는 곳, 아닌 곳을 정확하게 집어주니까 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별진학상담은 최상위권 학생도 찾는다. 의과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N수생 신 모 씨(21)는 "합격선을 보수적으로 잡는 면이 있긴 하지만 정시야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모르는 거고,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최상위권에도 신뢰도가 높은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상담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신 씨는 "집에서 가까운 숭실대에서 상담받으려고 했는데 몇 분 만에 마감이 돼 성북구청으로 왔다"며 "상담 부스라든지 상담 대상을 조금 더 늘렸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서울시교육청도 내년부터 진로진학 상담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고 학생들에게 조금 더 체계적이고 질 높은 맞춤형 진로진학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현재 교육청은 강북·광진·성북·은평·중랑구 등 5개 구와 MOU를 맺고 맞춤형 상담과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자치구가 진학 설명회나 일대일 상담을 할 때 교육청에서 강사와 원고를 지원한다. MOU를 체결하지 않은 10개 자치구에도 올해 강사를 지원했다.
내년에는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심 연구관은 "지금은 개별적으로 일대일 상담을 신청하는데, 25개 자치구로 확대하면 자치구별로 인원을 정해 더 많은 학생이 상담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도 확대한다. 교육청은 고3 학생을 위해 수시·정시 설명회와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는 것에 추가해 지난해 고1·2 대상 설명회와 상담을 신설했다. 고교 진학을 앞둔 중3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도 지난해 처음 개최했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6학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특별진학 상담에는 정근식 서울교육감과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현장을 방문해 상담교사와 수험생, 학부모를 격려했다. 성북구청은 상담 장소를 무료로 대관하는 등 교육청의 진로진학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 교육감은 이 구청장에게 25개 자치구로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데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했다.
이 구청장은 "매년 상반기, 하반기 수시·정시 진학 상담을 하는데 학부모, 학생들 반응이 너무 좋고, 만족도가 너무 높다"며 "누가 하라고 하기 이전에 주민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정 교육감은 "사교육 시장에서 진로진학 상담을 하게 되면 학생, 학부모 부담도 너무 크고 때때로 부정확한 정보가 갈 수 있다"며 "공적인 기관에서 가장 정확한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런 사업이 내년에는 서울 모든 자치구에서 이뤄질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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