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합격자 10명 중 7명 등록 포기…지방권 전년 比 2.4배 ↑

추가합격자 포함 전날 기준 합격자 73%가 미등록
지방권은 43.9%서 71.8%로 급증…정시 이월 늘듯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의과대학 합격자 10명 중 7명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 여파로 중복 합격한 수험생이 늘면서 본인이 선호하는 다른 의대에 등록한 학생이 증가해 등록 포기자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수시 추가합격자를 공식 발표한 서울권 6개, 지방권 4개 의대를 분석한 결과 10개 의대 중 서울대는 최초합격자가 모두 등록하면서 추가 합격자가 없었다.

최초합격자와 추가합격자를 포함해 전날 기준 9개 대학 의대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인원은 399명으로 모집정원(546명)의 73.1%를 차지했다. 전년 동일 시점 58.8%보다 많이 증가했다.

서울권, 지방권 모두 등록 포기자가 늘었다. 서울대를 제외한 5개 서울권 의대의 수시에 합격하고 등록하지 않은 인원은 총 195명으로 모집정원(262명)의 74.4%였다. 전년도 같은 시점의 71.0%보다 소폭 증가했다. 등록 포기자는 전년도 171명에서 24명(14.0%) 늘었다.

미등록 비율은 한양대가 115.5%로 가장 높았고, 고려대 89.6%, 연세대 58.7%, 가톨릭대 48.2%, 이화여대 22.2%로 나타났다. 한양대 의대의 경우 수시 모집정원이 58명인데 모집정원보다 많은 67명이 등록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수시모집에서는 최초합격자를 발표한 후 등록하지 않은 인원만큼 추가합격자를 발표해 충원한다. 수시 미등록 인원에 대한 추가합격자 발표 기간은 26일까지다. 그래도 결원이 발생하면 정시로 이월해 뽑는다.

특히 지방권 의대의 등록 포기율이 급증했다. 충북대, 제주대, 부산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등 4곳의 미등록자는 204명으로 역시 모집인원의 71.8%에 달했다. 미등록 비율이 전년도 43.9%에서 거의 2배로 늘었다.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미등록자는 전년도 86명에서 올해 204명으로 2.4배로 늘었다.

정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충북대 의대는 미등록 비율이 148.3%로 정원보다 많았다. 제주대는 합격자의 75.7%가 등록하지 않았고 부산대 59.6%, 연세대 미래캠퍼스 30.1%를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충북대는 미등록자가 전년도 같은 시점 31명에서 187.1%(58명) 늘었다. 제주대는 133.3%(16명), 부산대는 158.3%(38명), 연세대 미래캠퍼스는 31.6%(6명) 증가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중복 합격이 늘면서 등록 포기자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서울권, 지방권 모두 추가합격자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시에서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하는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전국 39개 의대의 수시 이월인원은 2023학년도 13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2024학년도) 입시에서는 33명으로 증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간 중복 합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발생하면서 수시 이월 규모도 늘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방권이 추가 합격에 따른 연쇄 이동으로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하는 인원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