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도입되면…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교육 가능 [미래on]

교사, 학생 수준 실시간 파악…수포·영포자 방지
발행사들 특허 기술 ·콘텐츠 경쟁 '치열'…강점 다양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내년 도입 예정인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체험하고 있다. 2024.12.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수학의 가분수 개념을 처음 배우는 초등학생 도윤 군. 처음 봤을 땐 어려웠지만 게임처럼 펜으로 사각형 안에 쓰인 3과 4 숫자를 이리 저리로 옮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념이 이해됐다. 말풍선으로 뜬 챗봇을 클릭해 인공지능(AI) 튜터가 추천해주는 연습 문제를 풀고 정답을 맞히자 '참 잘했어요!'라는 화면이 뜨면서 성취율 막대 그래프가 자동으로 채워졌다.

#. "룩 앳 디스 스크린. 왓 컬러 이즈 디스!" 교사가 칠판 앞 스크린 화면에 띄워진 사과의 그림을 가리키며 영어로 묻자 저마다의 책상 앞에 놓인 AI 교과서 화면 속 사과를 보며 아이들이 "애플 이즈 레드"라고 힘껏 외친다. 교사는 클릭 한 번으로 학생들의 화면을 일괄적으로 다음 페이지로 넘겨 진도를 넘어간다. 교사가 "웨얼 이즈 히얼?"라고 묻자 "디스 이즈 서울 스테이션"이라고 짝을 지어 답한다. "그뤠잇." 교사는 대시보드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성취도를 점검한다.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먼 미래가 아니다.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AI 교과서)를 도입하는 내년 3월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수학·영어·정보 과목 수업시간 펼쳐질 풍경이다.

학생 개개인 책상 위 AI 교과서는 학습 능력을 맞춤형으로 분석해 피드백한다. 학습 성취도 평가는 물론 어떤 문제에서 어느 과정을 어려워했는지 꼼꼼히 분석한다.

AI 교과서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원하는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서 산간 지역에 거주해 영어 학원에 다니거나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학생이라도 상관 없다. 누구나 AI로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고, 수학 문제 풀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정부는 AI 교과서를 통해 학교 수업만으로도 '영포자'(영어 포기자),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생기지 않도록 교육 격차를 해소해 '잠자는 교실'을 깨우겠다고 자신한다.

교육부 방침에 맞춰 많은 기업이 AI 교과서 시장에 도전했다. 검정 심사에 통과한 총 76종의 교과서 가운데 천재교육·천재교과서는 가장 많은 과목에서 검정을 통과했다.

천재교육·천재교과서는 43년간 쌓아온 교육 노하우와 89억 건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궁극적인 맞춤 학습 프로세스를 실현하는 AI 특허기술을 개발했다.

이달 13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접한 천재교육 AI 교과서엔 'AI 스마트코칭'과 '학습 유도용 챗봇' 기능이 눈에 띄었다.

문제 풀이 화면을 터치하니 한쪽에 말풍선처럼 챗봇이 등장해 개념을 설명하고 추가 문제 풀이를 제안했다. 질문 수와 시간 제약 없이 즉각 응답해 학습 메뉴를 추천하고, 게임과 감성 코칭 기능까지 있었다.

YBM 제공

천재교육에 이어 총 5과목에서 검정을 통과한 YBM은 자동 채점 기능과 AI 휴먼과의 실시간 원어민 대화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수학 문제를 풀면, 정답은 맞혀도 과정은 틀리거나 모호할 때가 있다. AI는 찍어서 맞힌 문제도 다 잡아내 풀이과정의 어떤 부분에서 틀리고 맞았는지 집중 점검한다. YBM은 △수업 재구성 △맞춤형 콘텐츠 △AI 튜터 △AI 보조교사 △대시보드 등 기능을 통해 교사와 학생간 소통을 활발하게 했다.

이 외에도 비상교육과 지학사, 동아출판, 지학사, 미래엔, 금성출판사 등 검정 심사에 통과한 발행사들은 현장 데이터를 축적해 AI 교과서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오랜 기간 서책형 교과서를 발행해온 전통 강자 기업부터 공교육 시장에 처음 발을 디딘 기업까지 AI 교과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로 "결국 AI라는 '시대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발행사 관계자는 "데이터가 쌓이고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며 학습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그동안의 우려는 자연스럽게 잦아들 것"이라고 했다.

'AI 교과서가 자녀의 학교 수업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질문에 대한 긍정 정도는 수업 참관 전 3.52점에서 참관 후 4.27점으로 상승했다는 교육부 설문조사 결과가 16일 나오기도 했다.

적게는 수억 원부터 수십억 원에 달하는 개발비를 투자 기업들은 특허 기술과 콘텐츠 개발에 더욱 힘써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rea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