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여파에…AI 교과서 발행사들 "교육 자료 되나" 발 동동

AI 교과서 채택 앞두고 계엄…정책 추진 가능성 '불안'
교과서 지위 인정 못 받을까 우려…"심사 재도전 고민"

9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를 찾은 교사 등이 내년 3월 학교 현장에 도입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시연회를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다. 2024.12.9/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계엄 여파에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완전히 상실하면서 내년 3월 도입을 앞둔 AI 디지털교과서 업계가 동요하고 있다.

정부·여당·발행사들의 입장과 AI 교과서를 '교육 자료'로만 규정하자는 야당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던 중 계엄 사태까지 겹치며 현장에 혼란이 일고 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각 학교는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도입되는 AI 교과서를 채택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발행사들은 학교를 찾아다니며 직접 AI 교과서 시연회를 진행하는 있지만, 현장에선 계엄 여파로 AI 교과서가 교과용 도서로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해 채택에 적극적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발행사들 '교과서 지위' 인정 못 받을까 우려

발행사들은 정부의 동력 상실로 인해 교과용 도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게 될 경우 앞으로 남은 전시회와 교원 연수, 채택 과정들이 모두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AI 교과서 발행사 관계자는 "이번에 불합격한 과목은 내년 6월 검정 심사에 재도전할지 검토 중이었는데 계속 진행을 해야 하는지, 보류해야 하는지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교육 자료의 경우 학교별로 필수 선택해야 하는 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에 학교장 재량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

또다른 발행사 관계자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AI 교과서는 문제없이 추진된다고는 하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도입이 되는 게 맞는지 답답해하고 혼란스러워한다"고 전했다.

"불안한 상황에 재심사 도전 고민" 목소리

올해 검정 심사에 불합격한 발행사들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올해 검정에 통과하지 못한 한 발행사 관계자는 "재심사를 도전하는 입장에선 지금처럼 불안한 상황에 자원을 더 투입하는 게 맞는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며 "투입 비용 대부분이 개발, 인건비인데 사업 자체가 불안해 회사 입장에선 인력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계획대로 내년 3월 AI 교과서를 학교 현장에 도입할 예정이며 교과용 도서의 지위도 인정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AI 교과서는 예정대로 가는 것"이라며 "이미 다 결정해서 정부가 발표를 했는데, AI 교과서를 교육 자료로만 인정하는 야당 발의 법안이 통과돼 뒤집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절차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AI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달 2일에는 처음으로 AI 교과서 실물을 공개하고 시연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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