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교장 "항의 전화 이틀간 120~130통…'계엄고' 조롱"

"잘못은 尹이, 피해는 아이들…현실 안타까워"
여당·교육부 회의 불참…"여·야, 일정 합의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모교인 충암고등학교 이윤찬 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조현기 이유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 학부모회장이 9일 "잘못은 윤 대통령이 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이 받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고 심정을 밝혔다.

오세현 충암고 학부모회장은 이날 오후 계엄사태와 관련해 국회 교육위원회가 연 현안질의에 출석해 "아이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로부터 '(충암고에서)교육을 받으면 윤 대통령처럼 되지 않겠냐'는 비아냥을 받아 학부모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함께 국회에 출석한 이윤찬 충암고 교장도 현재 학교가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배출했다는 이유로 갖은 비난을 당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 교장은 "'충암고가 어떤 학교길래 이런 졸업생들(윤 대통령, 김 전 장관)이 나왔느냐' 같은 항의 전화를 이틀간 120~130통 받았다"며 "아이들은 교명을 계엄고로 바꾸라는 조롱을 받고, 선생님들은 어떻게 가르쳤길래 이런 사람들이 국가를 이렇게 만드냐는 성난 표현을 들었다"고 전했다.

조롱과 비난이 잇따르자, 충암고는 6일 등교 복장을 자율화하고, 등굣길 순찰을 강화했다.

이 교장은 이와 관련해 "충암고 교직원들 모두 성난 시민들과 다를 바 없는 마음"이라며 "학부모님들도 당연히 그러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 학생들조차도 졸업생들이 계엄을 벌인 것에 대해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안타까워한다"며 "성난 시민들처럼 저희도 똑같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장에 따르면 충암고 학생들은 현재 계엄과 관련한 성명서를 준비 중이다.

윤 대통령이 예비후보 시절 충암고를 방문한 날도 언급했다.

이 교장은 "동문회 관계자가 (당시) 윤 예비후보가 목요일에 방문한다며 통보에 가까운 (전화를 했다)"며 "선배가 후배를 격려하러 오는데 그게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약 150명의 인원이 학교에 방문했다"고 회상했다. 당초 학교가 제한을 둔 인원은 20명이었다.

이날 회의엔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을 검증 중인 숙명여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영주 숙명여대 민주동문회장은 "(검증 발표가) 올해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며 "배가 난파하니 이제야 발표하는 것도 우습고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교육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오석환 차관도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질의는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교육부는 개회 전 출입 기자단 메시지를 통해 "의사일정에 대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부가 출석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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