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AI 교과서 '속도조절'…이주호 "차질 없이 준비"(종합)
국어·기술가정 도입 취소, 사회·과학 2027년으로 연기
"교육 자료 사용되면 격차 확대…시대 역행 악법"
- 이유진 기자,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장성희 기자 = 정부가 영어, 수학, 정보 교과는 계획대로 내년 3월 초등학교 3~4학년과 중1, 고1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국어, 기술·가정(실과)은 AI 교과서를 도입하지 않고 사회와 과학 과목은 적용 시기를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미뤘다.
교육부는 29일 내년 도입하는 AI 교과서 검정 심사 결과와 함께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로드맵을 조정해 발표했다. 이날 공개한 검정 심사 결과에서는 12개 출원사가 제작한 8개 과목 76개 교과서가 최종 합격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AI 디지털 교과서가 학교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2025년 3월까지 제반 여건들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내년 영어, 수학, 정보를 시작으로 2026년에는 국어, 사회, 과학, 기술·가정으로 2027년에는 역사, 2028년에는 고교 공통국어, 통합사회, 한국사, 통합과학으로 AI 교과서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어 과목은 AI 교과서로 수업할 경우 문해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고, 기술·가정은 실기 위주 과목이라 AI 교과서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 부총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제안과 함께 그동안 이뤄졌던 학부모, 교육현장, 전문가와의 의견수렴, 지방교육재정 등 정책적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국어와 기술·가정, 실과 교과는 적용을 제외하고 사회·과학 교과는 도입 일정을 순연해 2027년부터 도입하는 것으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2025년과 2026년도는 영어, 수학, 정보 과목을 안정적으로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특수교육 분야도 AI 교과서 적용 과목을 축소했지만, 대상 학년은 초등학교에서 초·중·고 전체로 확대했다. 특수교육은 생활영어와 정보통신을 제외하고 국어, 수학만 AI 교과서를 도입한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국어, 2027년에는 초등학교 수학에 도입한 후 국어수학 모두 ·2027년 중학교, 2028년 고등학교로 확대 적용한다.
김천홍 교육부 교육복지늘봄지원국장은 "지적 장애, 발달 장애 학생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초 소양 능력을 함양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를 위해 국어, 수학에 집중하고 조금 더 심화할 수 있도록 중·고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AI 교과서는 12월 2일부터 학교에 전시되며 학교에서는 각 출원사가 공개한 전시본을 검토한 뒤 내년 3월부터 학생들이 사용할 AI 교과서를 과목별로 채택한다.
교육부는 12월 5일부터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를 통해 AI 교과서를 체험하거나 수업을 시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도입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AI 교과서를 교과서로 인정할 것인지 '법적 지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부총리는 '교육 자료'로 규정한 야당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해선 "교육 격차가 시급한데, 그것을 역행하는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만일 AI 교과서가 교육 자료로 사용돼 어떤 학교는 (AI 교과서를) 쓰고 다른 학교는 쓰지 않는다면 (교육) 격차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회가 충분히 이 부분을 검토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부가 계속 설득하고 설명해 드리면 법이 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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