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AI 교과서, '교과서'일 때 격차 해소·균등 기회 제공"

"교육 자료로는 내용과 기술 질 관리 담보 어려워"
"개정안 통과되면 AI 교과서 활용한 수업 운영 차질"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를 찾은 관람객이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AI가 이끄는 에듀테크의 미래’를 주제로 국내·외 에듀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교육 및 에듀테크 분야 전문 전시회인 이번 전시는 25일까지 계속된다. 2024.9.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교육부가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둘러싼 '법적 지위' 논란을 두고 참고 자료 성격의 '교육 자료'가 아닌 '교과서'로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29일 내년 도입되는 AI 교과서 검정 심사 결과와 함께 "AI 디지털교과서는 '교과서'로 활용될 때 지역과 학교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학생들에게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AI 디지털 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 자료로 규정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야당 주도로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육부가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교과용 도서의 정의와 범위를 서책과 전자책으로 제한하고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 자료로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학교 교육에 다양한 학습 자료가 활용될 수 있도록 그간 교과용 도서의 범위를 확대해 온 취지와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디지털 교과서는 현행 법령에 따라 '교과서'의 지위로 개발, 검증됐으며 2025년 3월 학교현장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교원 연수, 디지털 인프라 개선 등 많은 준비가 진행돼 현 시점에서 법적 지위가 변동되면 이에 따른 사회적 혼란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교육 자료는 무상·의무교육에 따른 지원 대상이 아니어서 학생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며 "교육 자료의 사용도 시도별·학교별 재정 여건 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어 교육 및 학습 격차가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교육 자료는 국가 수준의 검정 절차 및 수정·보완 체계 등을 거치지 않으므로 내용과 기술적인 면에서 질 관리를 담보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저작권법 제25조에 따라 교과용 도서에 적용되는 규정을 적용받지 못해 다양한 저작물을 활용하는 것에 제한이 있어, 양질의 학습 자료로 개발되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32조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는 저작권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저작물,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그 밖에 교육감이 정하는 것 모두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일선 학교에서 AI 교과서를 활용한 정상적인 수업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뿐만 아니라 부칙 제2조(경과규정)에 따라 현재 검정을 통과한 AI 교과서도 교과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교육 자료로 규정되므로 신뢰 보호의 원칙, 소급 입법 금지의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교육부는 향후 국회 법사위와 본회에서의 활동을 예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과정에서 적극 설명할 계획"이라며 "AI 교과서가 교과서로서의 법적 지위를 가지고 교실 변화 및 공교육 혁신에 중요한 기제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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