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작년 정시 실질경쟁률 2.69대 1…4곳은 2대 1 안 돼

중복합격으로 인한 추가합격 1711명…모집인원의 1.5배
정시 이후 추가모집 늘듯…작년 5곳 2월말 추가모집 실시

한 학원가의 건물에 의대 입시 관련 홍보문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지난해 의과대학 정시모집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인원이 모집인원의 1.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의대에 중복 합격해 빠져나가면서 이 인원만큼 추가합격자를 뽑았다는 얘기다. 추가합격자를 고려하면 실질경쟁률은 2.69대 1로 낮아져 3대 1이 안 된다. 의대 모집인원이 대폭 늘면서 정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의대가 늘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종로학원이 전국 39개 의대의 2024학년도 정시모집 추가합격 현황을 분석한 결과 1711명이 추가합격자였다. 모집인원(1173명)의 1.46배에 해당한다. 정시에서는 수험생이 가·나·다군에서 1개씩 3군데 지원할 수 있다.

수험생 1명이 평균 2.46개 의대에 합격한 뒤 본인이 선호하는 의대를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빠져나간 인원은 추가합격자를 선발하게 되는데, 그 인원이 모집인원의 1.46배였다는 의미다.

서울 소재 8개 의대(391명)는 최종합격자의 57.3%(224명)가 추가합격자였다. 합격자 10명 중 6명이 등록하지 않고 중복 합격한 다른 의대로 빠져나가 다른 수험생을 합격시켰다.

경기·인천 지역 의대 4곳의 추가합격자는 모집인원(51명)의 5.9배인 301명에 달했다. 지방 소재 27개 의대는 모집인원(731명)의 1.6배인 1186명이 추가합격으로 입학한 학생이다.

중복합격으로 인한 추가합격자를 고려하면 의대 '실질 경쟁'은 3대 1 미만으로 떨어진다. 지난해 39개 의대 정시모집에는 1173명 모집에 7770명이 지원해 평균 6.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초합격자와 추가합격자를 합산한 전체 합격자 2884명을 적용하면 실질경쟁률이 2.69대 1로 낮아진다.

실질경쟁률은 경기·인천 의대가 2.00대 1로 가장 낮고 서울 소재 의대가 2.30대 1이었다. 지방권에서는 호남권의 실질경쟁률이 2.40대 1로 가장 낮았다. 강원권 2.59대 1, 충청권 2.99대 1, 부산·울산·경남권 3.04대 1, 제주권 3.44대 1, 대구·경북권 3.47대 1이다.

추가합격자 수를 고려하면 실질경쟁률이 2대 1이 되지 않는 의대도 4곳 있었다. 이 중 2곳은 수도권 소재 의대였다. 4곳 중에는 실질경쟁률이 1.53대 1에 그친 의대도 있었다.

모집인원이 확대되면서 중복합격자마저 늘어날 경우 올해 정시에서는 실질경쟁률이 미달이거나 미달에 가까운 의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정시에서 모두 선발하지 못해 내년 2월 말 추가모집을 실시하는 의대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에는 5개 의대가 추가모집(5명)을 실시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모집인원 확대로 수시, 정시 모두 중복합격으로 인한 추가 합격 인원이 늘어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정시에서 지원자 전원이 합격하거나, 정시에서 정원을 못 채우는 의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