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모두 작년보다 쉬웠다…n수 강세·문과침공 이어진다
수학 미적분 상대적으로 어려워…선택과목 유불리 커
의대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 어려워…과탐이 당락 변수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의과대학 증원 후 처음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불수능'이었던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정한 변별력을 확보한 데다 수학에서 이과생이 선택하는 미적분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문과 침공', 'n수생 강세' 현상이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2025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수학·영어 모두 매우 어려웠던 지난해보다는 쉽고, 쉬웠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올해 수능은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이 빠진 두 번째 시험이기도 하다.
입시학원 가채점 결과 전날 오후 기준 만점자에게 주어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는 화법과작문 135점, 언어와매체 136점으로 추정됐다.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 때의 146점(화법과작문), 150점(언어와매체)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다. 올해 9월 모의평가 때의 126점, 129점보다는 높다.
표준점수는 원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고, 쉬울수록 낮아진다.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확률과통계 137점, 기하 137점, 미적분 143점으로 추정됐다.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 수능보다는 낮고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절대평가 영어 1등급은 대체로 6% 중반대에서 7%대로 추정됐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영어는 1등급 비율이 4.71%로 상대평가 1등급(4%)과 비슷할 정도로 어려웠다.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고 해서 올해 수능이 '쉬운 수능'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20점대이면 '물수능'으로,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 150점에 가까우면 '불수능'으로 본다.
130점대이면 일정한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본다. 가채점 결과로 보면 국어, 수학은 일정한 변별력을 갖췄고, 수학 미적분은 어려웠던 셈이다.
영어도 지난해 수능보다는 1등급 비율이 늘었지만 변별력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출제당국은 절대평가 영어에서 적정 1등급 비율을 6~8%로 본다.
국어는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이과생이 선택하는 미적분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올해도 정시에서 '문과 침공' 현상이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문과 침공은 수학 표준점수에서 유리한 이과생이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학의 경우 공통과목이 비교적 평이하고 확률과통계는 쉽게, 미적분은 어렵게 출제돼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25학년도 대입에서는 '무전공'(전공자율선택) 선발이 대폭 확대되면 이과생이 유리한 현상이 더 강화될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인문·자연계열 구분 없이 선발한 후 보건의료·사범계열을 제외한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1유형에서는 이과생이 훨씬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어는 다소 쉽게 출제되고 수학 미적분은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이과 n수생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의대 증원과 킬러문항 배제 영향으로 올해 수능에서는 2024학년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은 n수생이 수능 응시원서를 제출했다.
지난해보다는 국어·수학 모두 쉽게 출제되면서 의대 등 최상위권 변별력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탐구 영역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의대에서는 국어, 수학에서 거의 만점에 준하는 점수가 요구될 수도 있다"며 "과학탐구 영역에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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