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문항 링크 클릭하니 '정권 퇴진' 문구…수사 의뢰[2025수능]

평가원 "수능 출제 문항 정치적으로 악용, 유감"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퇴진' 안내문으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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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장성희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지문에 실린 링크가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퇴진' 안내문으로 연결돼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수능 문항이 정치적으로 악용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4일 평가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종료된 수능시험 과목의 문제지와 답지를 공개했다. 이 중 국어 영역(홀수형) '언어와 매체' 시험지 지문에 출제진이 임의로 만든 링크가 게재됐는데, 주소를 입력하면 예고된 집회를 안내하는 문구가 나왔다.

평가원은 "해당 사이트는 출제 과정에서 임의로 만든 가상의 사이트로 집회 안내 내용과 전혀 무관하다"며 "모든 국민의 관심사인 수능의 출제 문항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고, 교육적인 목적으로 대외 공개한 출제 문항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임의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국어 지문은 인터넷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푸근'이 공학 박사 '전선'을 초대해 플러그와 콘센트의 국가별 규격이 왜 다른지 설명을 듣는 내용을 대화 글로 담고 있다. 대화 글에서 푸근은 '플러그와 콘센트'의 발명과 변화 과정이라는 자료를 올리면서 링크 주소를 함께 올린다.

실제로 해당 URL 주소를 입력하면 16일 예고된 집회를 안내하는 내용의 페이지로 이동한다. 페이지에는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이라는 내용이 게시됐다. 집회 시간과 장소도 함께 표기됐다. 다만 지금은 사이트가 닫힌 상태다.

출제진이 임의로 만든 도메인 링크를 구매한 뒤 문구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험지를 공개한 뒤 문구 작성자가 도메인을 산 것 같다"고 설명했다.

grow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