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혁신교육' 말 바꾸고 싶다…시효 지난 사업 정리"
[인터뷰]① "10년 전 '혁신'이 지금 '혁신'은 아니다"
"대체 개념 고민…사업도, 꼭 필요한 것 중심 정리"
- 권형진 기자, 장성희 기자,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장성희 오대일 기자 = "10년 전 '혁신'이 지금 '혁신'은 아니다. '혁신'이라고 하는 말 자체는 바꾸고 싶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혁신교육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혁신교육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10·16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 교육감은 지난달 17일 취임식에서도 "혁신교육의 성과를 잇되, 그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다"고 강조했다. 선거 땐 "혁신교육 역시 때론 혁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정 교육감은 "지난 10여 년 혁신교육은 공교육의 정상화 과정이었다"며 "정상화, 그 자체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학력을 보장하고,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해 지식과 역량이 융합된 미래형 학력을 기르고, 교육공동체를 회복하며, 미래 교육을 고민하는 세계 교육자와 지식인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혁신이라는 말보다 우리 교육 방향을 조금 더 정확하게 짚는 개념이 뭘지 고민하고 있다"며 "혁신교육이라는 말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이고, 다수 시민이 동의하고, 교육의 방향을 담보할 수 있는 개념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육감은 혁신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기본 교육철학이자 '정근식표 서울교육'의 방향으로 '창의적 역량'과 '공감', '자치'와 '협력'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정 교육감이 고민하는 '혁신교육 리뉴얼'은 교육 철학을 담은 개념이나 용어에만 그치지 않는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정 교육감의 임기는 전임 조희연 교육감의 잔여 임기인 2026년 6월까지다.
정 교육감은 "10년간 혁신교육을 하기 위해 달리다 보니 사업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현장에서 힘든 측면도 있다"며 "사업도,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거나 사회 변화에 의해 소용이 없게 된 사업은 정리하고 꼭 필요한 사업 중심으로 추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년 8개월짜리 교육감이기 때문에 가급적 새로운 사업은 줄이고 기존의 사업도 약간 정리를 해서 마무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성과가 많은 사업은 계승하고, 성과가 없거나 시효가 지난 정책들은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작용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정 교육감의 임기 중인 2026년 1~2월 현 종로구 청사를 떠나 용산구 옛 수도여고 터에 건립 중인 신청사로 이전할 계획이다. 현재 본청 근무 직원은 800명 정도인데 신청사는 약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교육청 관계자는 "규모에 맞는 조직 개편 등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 대담= 진희정 사회정책부장, 정리= 권형진·장성희 기자, 사진=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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