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학생 컴퓨터 활용능력 세계 최고…수업 활용은 낮아
컴퓨터·정보 소양 32개국 중 1위…컴퓨팅 사고력 2위
학교 밖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 제한' 적게 받아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한국 중학생들이 컴퓨터를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실생활에서 해결책을 찾는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교과 수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사용하는 비율은 낮았다.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제한받지 않는 학생 비율은 국제 평균보다 높았다.
12일 교육부에 따르면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는 이날 이런 내용의 '국제 컴퓨터·정보 소양 연구(ICILS) 2023 결과'를 발표했다.
ICILS은 '컴퓨터·정보 소양'과 '컴퓨팅 사고력'을 측정하는 국제 평가다. 중2를 대상으로 2013년부터 5년 주기로 시행하고 있다. 2023년 평가에는 34개국이 참여했고, 한국에서는 152개 중학교 2학년 학생 3723명이 참여했다.
평가 결과 한국 중2의 '컴퓨터·정보 소양'은 540점으로 32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국제 평균(476점)보다 64점 높았고, 2위인 체코(525점)보다도 15점 높은 점수다. '컴퓨팅 사고력'은 537점으로, 22개국 중 대만(548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컴퓨터·정보 소양과 컴퓨팅 사고력에서 최상위 성취 수준인 4수준 비율이 각각 6%, 15%로 참여국 중 가장 높았다.
반면 1수준(기초) 이하 비율은 컴퓨터·정보 소양에서 27%로 가장 낮았다. 컴퓨팅 사고력에서는 1수준 이하 비율이 21%로, 대만(16%) 체코(17%)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컴퓨터·정보 소양은 개인이 가정·학교·직장·사회에 효과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해 조사·생성·소통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컴퓨팅 사고력은 실생활 문제에서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을 인식한 뒤 알고리즘적 해결책을 개발해 컴퓨터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을 말한다.
눈여겨볼 점은, 직전 2018년 평가에 비해 2023년 평가에서는 국제 평균이 크게 하락한 데 비해 한국은 평균 점수가 유지됐다는 점이다.
컴퓨터·정보 소양에서 국제평균은 직전(496점)보다 20점 하락했지만, 한국은 2점 하락에 그쳤다. 컴퓨팅 사고력에서 국제평균은 17점 떨어졌지만, 한국은 오히려 1점 상승했다.
특히 컴퓨터·정보 소양에서 국제 수준은 2018년보다 1수준 이하 비율이 43%에서 51%로 대폭 상승한 데 비해 한국은 28%에서 27%로 감소했다. 2수준(보통) 이상 비율도 국제 수준(57%→49%)은 감소한 데 비해 한국(72%→73%)은 증가했다.
성별로는 한국의 경우 여학생(542점)의 컴퓨팅 사고력 점수가 남학생(533점)보다 9점 높았다. 국제 평균은 남학생(485점)이 여학생(482점)보다 3점 높은 것과 대조적이다. 컴퓨터·정보 소양 평균점수도 여학생(556점)이 남학생(527점)보다 29점 높았다.
한국 학생들은 그러나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교과 수업에서 정보통신 기술(ICT) 사용 비율은 국제 평균보다 낮았다. 창작·예술, 정보 교과만 수업 중 ICT 사용 비율이 국제 평균보다 높았다.
한국 학생들은 ICT를 사용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에 대한 자아효능감도 국제 평균보다 낮았다. 일반 응용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자아효능감 평균점수는 47점으로 국제 평균(50점)보다 3점 낮았다. 전문 응용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자아효능감 평균점수(49점) 역시 국제 평균(50점)보다 1점 낮았다.
한국은 또 학부모나 보호자가 평일 학교 밖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이 69%로 국제 평균(56%)보다 높았다. 주말·공휴일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에 제한이 없는 학생은 78%로 역시 국제 평균인 72%보다 높았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컴퓨터‧정보 소양과 컴퓨팅 사고력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므로 공교육 내에서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 학생 맞춤 교육을 위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는 만큼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를 올바르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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