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비례 입학' 서울대 졸업생, 모든 계열서 평균 학점 넘었다
지역균형 학부생 평균 졸업학점 3.67점…평균보다 0.06점↑
한은 지역별 비례선발제 제안…백승아 "선발 다양성 확대해야"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지역균형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이 모든 계열에서 평균 학점보다 좋은 성적을 받고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지역균형 선발전형 관련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대 학부 졸업생 중 지역균형전형 출신 평균 졸업학점은 3.67점(4.3점 만점)이었다. 학부생 평균 졸업학점인 3.61점보다 0.06점 높았다.
계열별로는 지역균형전형으로 예체능 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이 3.92점을 얻어 평균보다 0.32점 높았다. 의학계열은 3.41점으로 평균보다 0.10점, 인문사회계열은 3.82점으로 0.04점 높았다. 이어 자연과학계열이 3.62점을 얻어 평균보다 0.04점, 공학계열이 3.50점으로 0.02점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해 2월 서울대 학부를 졸업한 지역균형전형 출신 학생 4명 중 1명은 우수한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서울대에 따르면 전체 355명 중 한 번이라도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92명(25.9%)이었다.
서울대 입학 직후 실시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일반전형 출신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았다. 서울대는 매년 신입생들의 영어와 수학의 성취도를 측정하고, 상대적으로 하위 그룹에 속하는 학생들에게 기초영어·기초수학 과목을 수강하도록 한다.
올해 기초영어를 수강한 학생 229명 중 지역균형전형 출신은 11명(4.8%)에 그쳤다. 전체 서울대 신입생 3670명 중 지역균형전형을 통해 선발된 학생이 628명(17.1%)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저히 낮은 비율이다.
기초수학은 올해 수강생 146명 중 지역균형전형 출신이 25명(17.1%)으로 영어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백 의원은 최근 한국은행이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 같은 자료가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역균형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이 다른 학생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백 의원은 "과도한 입시경쟁 때문에 수도권 집중, 사교육비 증가, 교육 격차, 소득 불평등, 사회 양극화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오죽하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넘어 교육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 상위권 대학입시에서 사회·경제·지역적 다양성을 확대해 교육 기회 격차를 줄이는 등 과열된 입시경쟁을 완화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 교육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 입학생 중 지역균형전형 선발 비율은 최근 5년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20년 18.3%이던 비율은 2024년 17.1%로 줄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 고교 출신 학생 비율은 51.6%에서 61.5%로 늘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는 "비례선발제로 현행 모든 대입전형을 전환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한국은행 보고서의 취지를 살려 지역균형전형이 고른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전형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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