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 7500명 수업 문제없다"…시설·교원 확충은 미지수

사립대도 "예과는 교양과목 위주…탄력 수업 가능"
복귀 학생 숫자 파악 안돼…"구체적 시간표 못 짜"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교육부가 의대생 휴학계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승인하도록 허용하면서 당장 내년부터 7500여 명을 교육할 여건이 될지가 숙제로 다가왔다. 국립대와 달리 정부 지원을 직접 받지 못하는 사립대에 대한 우려가 크다.

대부분 사립대는 '계획대로라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신속한 시설 확충이 어렵고 교수 충원에도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서울대를 비롯해 연세대 신촌·원주캠퍼스, 고려대, 인제대 등이 의대생들의 휴학계를 승인했다. 동아대 등도 조만간 휴학을 승인할 예정이다.

사립대 총장들은 '계획대로라면' 내년에 수업 인원이 늘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 1학년 수업을 듣는 학생이 지금의 2.5배인 7500여 명으로 늘긴 하지만 2년간은 교양 위주인 예과 과정이라 탄력적으로 강의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 계획도 나왔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사립대 23곳은 내년부터 2030~2031년까지 교원 충원, 기자재 확충, 임상실습 공간 마련에 약 9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교육부에 보고했다.

지방 A 사립대 총장은 "(공간과 관련해) 타 단과대학과 본관 강의실 배정을 논의 중이며 기타 실습 부분도 공간과 시간을 조율해 마련해야 할 것 같다"며 "예과 1학년은 교양 위주라 실습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B 사립대 총장도 "내년에 학생이 몰리는 건 학기를 총 4학기로 쪼개 강의를 할 수 있다"며 "실습도 2년 뒤 일이니 내년엔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다.

대학이 교육 인프라 확충을 시작해도 공간적 측면에서 내년에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립대가 교육부에 제출한 의료시설 확충 계획에 따르면 새로 교육시설이 생기는 시점은 일러도 2027년이다. 내년과 2026년에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변화는 공간 '신축'이 아니라 '리모델링' 정도밖에 없는 것이다.

지방에 위치한 C 사립대 총장은 "공간적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해부학 실습실 등에 대해 도움을 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립대의 여력만으로는 이른 시간 안에 교육의 질을 올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교수 선발 계획에도 우려가 있다. 사립 의대 23곳이 교육부에 전달한 계획안에 따르면 각 대학은 내년에 총 284명의 교원을 추가 채용한다.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교수를 모집할 경우 경쟁이 붙어 일부 대학이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달 2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9개 (지방) 국립의대가 내년 채용을 동시에 진행할 경우 인력 확충이 어렵다"고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인력풀이 많이 증가한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뜻이다.

학생의 복귀 숫자 파악에 시간이 걸려 구체적인 시간표를 짜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휴학 후 얼마나 돌아올지 모르겠다"며 "공간이나 교원 확충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 언제 나올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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