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사고 급증하는데…대학 캠퍼스 안전관리 부실

작년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2389건…2년새 37% 증가
국립대 캠퍼스 23%는 거치구역 없고 통행로는 9%만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인도에 주차된 전동킥보드.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전공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안전사고가 급증하고 있지만 대학 캠퍼스 내 안전관리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개인형 이동장치 교통사고는 2021년 1737건에서 지난해 2389건으로 37%(654건) 증가했다. 사망자도 19명에서 24명으로 26%(5건) 늘었다.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7만 3560건에서 18만 8156건으로 1.5배(11만 4596건) 늘었다. 지난해 적발 유형을 보면 '안전모 미착용'이 72.5%(13만 6343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무면허 운전' 17.0%(3만 1916건), '음주운전' 3.7%(7033건), '승차정원 위반' 0.5%(949건·0.5%) 순이었다.

안전면허, 안전모 착용, 전동 킥보드 동승자 탑승 금지 등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캠퍼스 내 안전관리는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립대 개인형 이동장치 현황'에 따르면, 전국 34개 국립대 캠퍼스 56곳에 등록된 개별 소유 개인형 이동장치는 6개 대학 30대에 불과했다.

34개 국립대 재학생이 51만 4746명인 점을 고려하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4개 국립대는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관리 규정'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안전 시설물 설치도 미비했다. 56개 캠퍼스 중 13곳(23.2%)은 전용 거치구역조차 없었다. 공용 충전 시설을 설치한 캠퍼스는 7곳(12.5%)에 불과했고, 개인형 이동장치 통행로를 설치한 캠퍼스는 5곳(8.9%)뿐이었다.

사고 현황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올해 집계된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현황은 총 4개 대학 33건에 그쳤는데, 나머지 대학의 사고 현황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백 의원실은 지적했다.

56개 캠퍼스 중 절반에 가까운 25곳(44.6%)은 사고 시 처리 규정이나 후속 절차를 마련하지 않아 사고 관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동 킥보드 안전사고가 사회적 논란이 되자 교육부는 2020년 12월 '대학 내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관리 규정'을 마련했는데,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는 △대학별 자체 규정 마련 △전용 거치구역 설정 △공용 충전시설 설치 △전용 통행로 설치 △개인 소유 이동장치 등록제 등이 담겼다.

백승아 의원은 "올해 8월 교통안전법 시행령 개정으로 캠퍼스 내 도로가 단지 내 도로에 편입돼 대학 내 안전시설물 설치 의무가 강화됐다"며 "안전한 대학 캠퍼스 환경 구축을 위해 교육부가 적극적인 예산 지원과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는 자율성을 핑계로 대학에 책임을 미룰 것이 아니라 유관 부처 협력을 통해 캠퍼스 내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현황을 파악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