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원서 고교당 평균 40장씩 썼다…내신 2~3등급도 가세

의·약대 수시 지원건수 분석 결과 고교당 평균 82.3건
의대는 31.9건→40.3건 증가…'1등급 지원' 패턴 깨져

한 학원가 건물에 의대 입시 관련 홍보문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학교 내신 1등급은 돼야 수시모집에서 의과대학에 지원한다는 패턴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특히 지방권의 경우 의대 정원이 대폭 늘면서 내신 2~3등급대 학생도 의대 지원에 가세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종로학원이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의·약학계열 지원건수를 분석한 결과 한 고교당 평균 지원건수가 82.3건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70.8건이던 지원건수가 10건 넘게 늘었다.

의대·치대·한의대·수의대·약대 지원건수(14만 7700건)를 전국 고교 수(1795개교)로 나눠 산출한 결과다. 고교는 전국의 일반고와 특수목적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수를 기준으로 했다.

수시에서 수험생이 최대 6장까지 원서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고교당 평균 13.7명이 이른바 '의·치·한·약·수'에 지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대평가인 내신에서 1등급은 100명 중 4등까지, 2등급은 11등까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실상 고교에서 자연계 2등급, 3등급 초반대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의약학계열에 초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과거 의·약학계열에 지원하는 수험생 내신이 1등급대였다면 범위가 2~3등급대로 넓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만 봐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된다. 한 고교당 평균 지원건수가 전년도 31.9건에서 올해 40.3건으로 증가했다. 한 학교당 평균 6.7명꼴이다. 수치상으로는 역시 2등급대도 수시 지원권에 포함된다.

의대 정원이 대폭 늘면서 지역인재전형이 확대된 지방권도 수시 지원건수가 대폭 늘었다. 지방권 고교 1곳당 의·약학계열 평균 지원건수는 전년도 16.5건에서 올해 29.2건으로 증가했다.

의대는 지방권 고교 1곳당 평균 지원건수가 전년도 7.9건에서 올해 18.4건으로 늘었다. 지역인재전형은 비수도권을 6개 권역으로 나누고 해당 권역의 고교에서 입학과 졸업까지 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게 한 전형이다.

특히 의대 정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충청권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충청권 고교의 의대 지원건수는 1곳당 평균 6.0건에서 26.4건으로 4배 넘게 늘었다. 대구·경북권도 9.8건에서 21.2건으로 늘었다.

강원권은 7.0건에서 16.3건으로, 호남권은 6.8건에서 15.6건으로, 부산·울산·경남권은 9.7건에서 15.4건으로 증가했다. 의대가 1곳밖에 없는 제주권도 2.2건에서 3.1건으로 소폭 늘었다.

임성호 대표는 "지방권 고교에서는 내신 1등급대 학생이 의대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패턴에서 내신 2~3등급대 학생도 상당수 지원에 가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N수생 중에서도 상당수 수시 지원에 가세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