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공고 협약기업 임직원 자녀 특례입학…찬성 교육청 '0곳'

17개 교육청 중 5곳 '반대'…9곳 '신중 검토'
평준화 도입 목적 위배·공공성 훼손 등 이유

텅 빈 고등학교 교실./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자립형 공립고(자공고)와 협약을 맺은 기업의 임직원 자녀가 자공고에 특별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게 한 것을 두고 전국 시도 교육청이 대부분 반대하거나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의원실이 전국 시도 교육청에 자공고 특별전형에 관한 입장을 물은 결과 17곳 중 5곳은 '반대', 9곳이 '신중 검토' 의견을 냈다. 남은 3곳은 의견이 없거나 지역에 자공고가 없어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달했다.

앞서 교육부는 자공고가 학사·교육과정 운영 협약을 체결한 기업과 기관의 임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입학전형을 실시해 입학정원 중 일정 비율을 뽑을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시행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거쳐 8일 공포됐다.

시행령 도입에 앞서 교육부가 교육청 6곳으로부터 의견을 받았지만 찬성 의견은 없었다. 백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의견조회 현황'에 따르면 교육청은 '우수 학생 쏠림 현상 우려' 등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백 의원실이 직접 교육청 의견을 조사한 결과, 각 교육청은 △평준화 도입 목적 위배 △사회적 공감대 형성 필요 △지역 현실과의 괴리 △공립고 설립 취지·공교육 방향과 어긋남에 따른 우려 △공립학교 공공성·평등성 훼손 △특권층 교육 등을 근거로 반대나 신중검토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각 교육청이 일선 학교로 의견을 물은 결과 한 학교에서는 "'부모 찬스'를 법으로 조장하는 것은 교육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훼손하는 일"이라며 "교육법에 있어서는 안 될 악법"이라고 반대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반고가 자공고로 인해 겪을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았다', '우수 학생의 쏠림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같은 주장도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백 의원은 "부모 찬스 입학제로 공교육의 공공성·공정성 훼손이 우려된다"며 "교육부가 교육청·학교의 반대와 우려에도 시행령 개정을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grow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