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급감' 20년 뒤면 수도권·국립대 빼곤 문 닫을 지경

2035년 64개교가 한계대학 추계…대학 5곳 중 1곳
80%가 지방대…2044년 입학자원 반토막 '22만명'

폐교한 한 지방대학. /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학령인구 급감으로 10년 뒤면 대학 5곳 중 1곳이 폐교 위기에 몰리고, 20년 뒤면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공립대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지방부터 대량 미충원이 발생하는 2032년 전에 학령인구 급감에 적응할 수 있는 고등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간한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윤석열 정부 지방대학 정책 진단'에 따르면 18세 학령인구는 45만 명 안팎을 유지하다 2032년부터 급감기에 들어간다. 2032년 43만 5000명에서 2035년 38만 7000명으로 약 5만 명 줄고, 2044년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22만 명으로 급감한다.

수도권은 2035년까지 입학자원이 정원보다 1만 7000명 많다. 지방은 2032년에 이미 여러 권역에서 입학자원 부족 현상이 생기면서 5만여 명의 미충원이 발생한다. 2044년이면 모든 권역에서 입학자원 부족 현상이 나타나 정원보다 23만 명 적어진다.

재정 여건이 열악해 운영이 어려운 '한계 대학' 또한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2020~2024년 연도별 정원 내 신입생 충원율 평균'을 산출한 뒤 평균 충원율이 낮은 대학 순으로 정원을 합산해 한계대학으로 추계했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간한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윤석열 정부 지방대학 정책 진단' 중 일부. (김문수 의원실 제공)

10년 뒤인 2035년에는 64개 대학이 한계대학으로 추정됐다. 2024년 기준 전체 325개 대학·전문대학의 19.7%에 해당한다. 대학 5곳 중 1곳꼴이다. 한계대학 중 약 79.7%인 51개교가 지방대학이다. 수도권에서도 13개교가 한계대학으로 추계했는데, 그중 서울 소재 대학도 1곳 포함됐다.

20년 뒤인 2044년이 되면 학령인구가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22만 명) 수도권 대학(18만여 명)과 지방 국·공립대학(6만여 명)만으로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지방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줄 폐교'가 우려되는 지점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고등교육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대학 입학정원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줄였지만 지방대가 더 많이 감축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 비중은 2022년 39.7%에서 2024년 40.4%로 높아졌다.

재학생 수의 수도권 비중 또한 41.6%에서 42.5%로 증가했다. 학생들의 대학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입시 지원자(중복 인원 기준)의 수도권 비중은 2022년 54.3%에서 2024년 57.4%로 3.1%p 늘어 수도권 선호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간한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윤석열 정부 지방대학 정책 진단' 중 일부. (김문수 의원실 제공)

2032년이 오기 전까지 학령인구 급감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지방대학을 육성하겠다는 명확한 정책 기조를 수립하고 지역균형발전과 연계한 중장기 종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종합계획에는 학령인구 감소 대응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의 불균형을 막기 위해 전체 대학 정원 감축 정책을 수립하고 방대한 정원 외 규모도 점차 줄여야 한다"며 "고등교육 재정 지원을 OECD 수준으로 확대해 지방대학 재정 지원을 지속해서 늘려야 한다"고 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