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학폭 지도자 절대 안 된다…역사 시계 되돌려선 안 돼"

"시험으로는 미래형 인재 안 나와…수행평가 정착돼야"
"조희연 해직교사 특채는 시대적 과제…절차적인 문제"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진보 진영 단일 후보인 정근식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정견발표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0.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진보 진영 후보로 출마한 정근식 후보는 10일 "학교폭력이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를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학교폭력은 너무나 많은 상처를 피해자에게 남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 대란을 낳았던 정부의 졸속·불통 정책이 교육 대란까지 부르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역사의 시계를 되돌려 교육 현장을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게 조 후보가 강조한 초등학교 지필평가 부활이다. 정 후보는 "시험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는 미래형 인재가 나오지 않는다"며 "입시 위주 경쟁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능력을 찾는 진단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지필평가보다는 수행평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후보는 "지필평가는 결과를 점검하고 수행평가는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지필고사에 의한 평가보다는 수행 평가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그런 방식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초학력을 보장하고 교육 격차를 줄여야 한다"며 "집안이 어렵거나 배우는 속도가 느린 아이도 기초적인 문해력과 수리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학습진단치유센터'를 설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학습진단치유센터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하나씩 설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진보 진영 단일 후보인 정근식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정견발표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0.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보수교육계에서 비판하는 혁신학교 학력 저하 문제도 적극 해명했다. 정 후보는 "혁신학교를 하면 대학입시 성적이 떨어지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교육감이 되면 혁신학교 학력 추이에 관해 면밀하게 비교해 시민들에게 근거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학교 때문에 학력이 떨어졌다면 즉각 수정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 않다면 혁신학교를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정치적으로 비방한 사람들은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가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으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직을 상실한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을 감싼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 후보는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충분히 인정한다"며 "무조건 옹호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해직 교사의 복직 문제가 어떻게 보면 시대적 과제이고 사회 정의상 옳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는 조 전 교육감과 문제의식을 같이 했다"며 "다만 법적인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추호도 의심할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40여년간 대학교수를 해 유·초·중등교육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정 후보는 "조 후보는 유·초·중등 교육 경험이 있냐"고 되물으며 "(교육감은)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감의 역할은 교육 공동체를 구성하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아가서 시민사회의 요구를 경청하고, 우리 교육이 어떤 방향이어야 하는지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사회와 공유하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가장 선생님들이 두려워하는 건 새로운 교육감이 와서 교육 현장을 뒤집어 엎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가 난장판이 되는 일을 두려워한다"며 "안정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문제를 하나씩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교육감이 되면 상명하달식 교육정책을 하지 않고 학생과 선생님들의 요구에 충실하게 교육행정을 이끌 것"이라며 "학생에게 꿈을, 선생님에게 긍지를, 학부모에게는 학교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