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휴학 '내년 복귀' 조건부 승인…6년→5년제 단축 추진(종합)
정부, 휴학 사유 소명 못하면 학칙따라 유급·제적
3학기 이상 연속 휴학 금지…내년 미복귀시 제적
- 권형진 기자,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장성희 기자 = 교육부가 2학기에도 복귀하지 않는 의대생들의 휴학을 결국 승인하기로 했다. 내년에 복귀하는 휴학생에게 한해서라는 조건을 달았다.
대신 법령을 개정해 3학기 이상 연속 휴학하는 것을 제한한다. 내년에도 복귀하지 않으면 '미등록 제적' 처리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함께 보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런 내용의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을 발표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해 1학기부터 집단휴학에 들어간 의대생들이 2학기에도 복귀할 가능성이 없어지자 비상 대책을 마련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에서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은 재적생 1만 9374명 중 653명(3.4%)에 불과하다. 수업에 출석한 학생은 548명(2.8%)에 그쳤다.
이 부총리는 "집단 동맹휴학 불허라는 기본원칙 아래 2025학년도 학사 정상화를 목표로 2025학년도 시작에 맞춰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제한적 휴학 승인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비상 대책은 3단계로 추진한다. 먼저 대학이 복귀 시한을 정하고 개별 상담 등을 통해 올해 의대생 복귀를 최대한 설득한다. 복귀자 명단 공개 등 집단행동 강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한다.
복귀 시한까지 복귀하지 않고 휴학 의사를 밝힌 의대생은 2025학년도 시작에 맞춰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휴학을 승인한다. 개별 상담을 통해 동맹휴학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경우에만 휴학을 승인해야 한다.
학칙에 따른 휴학 사유를 소명하지 못한 학생은 휴학은 휴학이 불가하고 지속해서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 또는 제적된다.
마지막으로 대학이 휴학을 승인할 경우 2024·2025학년도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수립해 교육부에 제출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수업을 이수했거나 복귀한 학생에 대해선 최대한 학습권을 보호하고, 휴학생의 경우 특별 프로그램 운영으로 복귀 연착륙을 돕도록 했다.
내년엔 증원·복학 규모,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학사를 운영하되 내년 신입생에게 수강 신청과 분반 우선권을 부여한다. 집단행동 강요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정상적으로 수업을 이수하고 2학기에 복귀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는 계속해서 복귀하지 않는 의대생에게 불이익을 주는 규제 방안도 마련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과 학칙을 개정해 2개 학기를 초과해 3학기 이상 연속으로 휴학하는 것을 제한한다.
올해 1·2학기에 이어 내년 1학기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복귀하지 않으면 '미등록 제적'될 수 있다. 입영, 질병, 출산·육아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총장의 허가를 받아 휴학 연장이나 추가 휴학 신청이 가능하다.
내년 1학년의 경우 7500여 명이 수업을 듣는 상황을 반영해 대학이 교육여건과 교육과정 운영 등을 고려해 '정원을 초과해 최대한 교육할 수 있는 학생 수'를 학칙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학적 관리를 하라는 주문이다.
의료인력 양성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대 교육과정을 단축하거나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현행 6년인 의대 교육과정을 최대 5년으로 줄여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오석환 차관은 "휴학 인원이 생기면 거기에 따른 의료인력 지연 배출이 예견돼 탄력적인 학사 운영을 통해 기간을 줄이려는 것"이라며 "내년뿐만 아니라 제도화를 통해서 학사운영의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활한 의료인력 수급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의사 국가시험, 전공의 선발 시기 유연화도 추진한다. 현재 의사 국가시험은 1월(필기시험), 전공의는 1~2월에 모집한다. 결원이 있을 때는 8월에도 소규모로 전공의를 모집한다.
교육부는 동맹휴학 승인 여부 등 휴학 관리와 학생 학습권 보장 등 의대 학사 정상화 노력을 반영한 대학의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점검하고 내년 의대 재정지원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내년에 '의대 교육 혁신 지원 사업'을 신설해 정원이 늘어난 32개 의대에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이 부총리는 "정부 정책 반대 목적으로 집단으로 이뤄지는 동맹휴학은 허용될 수 없다"며 "대학도 개인적 판단으로 복귀를 결심한 학생들이 집단적인 분위기로 복귀에 영향받지 않도록 자유롭게 학교로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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