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위조 의혹 '김건희 논문' 5개 논문에 인용됐다

표절·위조 의혹 논문 3편, 다른 논문서 인용
2023년 인용 논문도…학회, 자체검증 안 해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0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관련 기자회견에서 숙명여대 심사 결과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표절·위조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의 논문이 최근까지도 다른 논문에 인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절·위조 의혹 논문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학계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표절·위조 의혹이 제기된 김 여사의 논문 중 3편이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5편에 인용됐다.

표절·위조 의혹이 제기된 논문 중 인용된 논문은 ①온라인 쇼핑몰 소비자들의 구매 시 e-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대한 연구 ②디지털콘텐츠의 이용 만족이 재구매 요인에 미치는 영향 ③디자인·예술 참여 유인 요소로서 광고 영상 매체와 비 영상매체가 참여자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다.

논문①과 ②를 인용한 논문이 각 2편이고 ③도 1편의 논문에서 인용됐다. 논문①은 표절 의혹, 논문②와 ③은 데이터 위조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표절 의혹을 받은 논문이 최근까지 인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표절 의혹을 받은 논문①을 인용한 2편 중 1편이 2023년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논문의 저자는 2명이다. 1명은 국민대 교수이고 1명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이다. 테크노디자인대학원은 김 여사가 박사학위를 받은 대학원으로,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도 표절 의혹이 있다.

논문①을 인용한 다른 한 편의 논문은 2022년 표절·위조 의혹이 제기되기 전인 2020년 발표됐다. 논문②를 인용한 논문은 각각 2009년, 2012년 학술지에 게재됐다. 논문③도 2021년 논문에서 인용됐다.

2022년 이전 인용된 논문에 참여한 연구자는 주저자와 공동저자를 포함해 모두 7명이다. 논문 게재 이후 인용한 논문에 표절·위조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과적으로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피인용된 김 여사의 논문 3편은 모두 KCI 등재 학술지인 '한국디자인포럼'에 게재됐다. 그러나 이 학술지를 발행하는 한국디자인트렌드학회는 '소속 대학의 결정을 인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자체 검증을 하지 않고 있다.

2022년 김 여사 논문에 대한 표절·위조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김 여사가 박사학위를 받은 국민대는 연구윤리 부정 여부를 조사했다.

그중 논문①과 ②에 대해서는 '검증 불가' 판정을 내렸다. 논문③ 역시 제1저자가 소속된 경인여대가 예비조사를 했지만, 검증 시효 10년이 지났다며 본조사를 하지 않았다.

KCI는 한국연구재단이 학술지의 질 관리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교수·연구원으로 채용되거나 연구과제를 수주할 때 KCI 등재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와 피인용 수가 연구성과 지표로 활용된다.

김문수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표절·위조 의혹 논문이 국가가 인증하는 KCI에 지속해서 노출됨으로써 다른 연구자에게 2차 피해를 끼칠 수 있다"며 "특히 2023년에도 인용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해당 학회에 대한 연구윤리 검증 시스템을 점검해 KCI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문제의 논문들이 학술지에서 제대로 검증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