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36억 건 대학 무전공 선발 확대…수시 경쟁률은 신통찮네

올해 신설 21곳 중 15곳, 전체 평균 경쟁률보다 낮아
계열·단과대학 단위 모집 '유형2'는 9개大 모두 낮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7월 21일 열린 종로학원 주최 ‘2025 대입 수시•정시 지원전략 특집 설명회’에서 학부모 및 학생들이 입시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정부가 전공 선택권 확대를 위해 '무전공'(전공자율선택) 선발을 대폭 확대했지만 수시모집 경쟁률은 다른 학과에 비해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 71%가 대학 전체 평균보다 경쟁률이 낮았다.

의과대학 모집정원 확대로 상향 지원 경향이 강해지면서 학과 배정이 명확하지 않은 무전공 선발보다 원하는 특정 학과를 더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종로학원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2025학년도에 무전공 선발을 처음 도입한 서울 주요 21개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다. 71.4%인 15개 대학의 경쟁률이 해당 대학 전체 평균 경쟁률보다 낮았다.

특히 계열 혹은 단과대학 단위로 모집하는 유형2의 경쟁률이 대학 전체 평균보다 낮은 경우가 많았다. 올해 유형2를 신설한 9개 대학 모두 해당 대학 전체 평균 경쟁률보다 수시 경쟁률이 낮았다. 대학 내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유형1을 신설한 12개 대학은 절반인 6개 대학이 전체 경쟁률보다 경쟁률이 낮게 형성됐다.

기존에 무전공 선발을 하던 대학도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유형1의 경우 기존에 이미 선발하던 13개 대학 중 대학 전체 경쟁률보다 낮은 대학은 7곳(53.8%)이었다. 유형2는 이런 대학이 75.0%(8곳 중 6곳)나 됐다.

대학별로 보면 유형1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은 대학은 한양대로 62.2대 1을 기록했다. 아주대 42.6대 1, 성균관대 39.3대 1, 건국대 34.9대 1, 고려대 33.5대 1 순으로 나타났다.

유형2에서는 서강대가 49.3대 1로 가장 높았다. 동국대 31.4대 1, 건국대 26.3대 1, 한국외대 19.5대 1, 고려대 18.4대 1 등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기존에 실시하던 상위권 대학에서는 선호도가 지난해 수준 정도를 유지했지만, 신설된 유형1·2 모두 수험생 선호도가 일반학과보다 낮게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무전공 선발은 대학 입학 후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교육부는 대표적 대학재정지원사업인 대학혁신지원사업과 국립대육성사업을 활용해 '25% 이상 무전공 선발' 확대를 독려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8852억 원)의 50%인 4410억 원, 국립대육성사업 예산(5722억 원)의 60%인 3426억 원의 인센티브를 무전공 확대에 활용했다. 그 결과 수도권 51개 대학의 무전공 선발 비율이 전년도 7.7%에서 29.5%로 확대됐다.

총 7836억 원의 인센티브를 활용해 무전공 선발을 확대했지만, 수시모집 경쟁률만 보면 첫 해 성과가 신통치 않은 셈이다.

임 대표는 "의대 모집정원 확대 등으로 전반적인 합격선 하락, 수시 상향 지원 패턴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본인이 원하는 학과로 지원하고자 하는 경향이 더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전공 선발은 대학 간, 서울·지방권 간 선호도 격차도 클 수 있다"며 "상위권 대학에서도 무전공 선발 합격생이 중복합격 등으로 등록을 포기하는 상황이 매우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