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생 '집단휴학' 기습 승인…교육부 "즉각 감사" 압박(종합)

의대 차원서 1학기 휴학 신청 일괄 승인
교육부 "강한 유감…중대한 하자 확인될 시 엄중 문책할 것"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4.8.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박우영 기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의대생의 집단 휴학을 전국 최초로 승인한 가운데, 교육부가 서울대 의대를 향해 "강한 유감"이라고 밝히며 즉각 감사를 예고했다. 다만 교육부가 대학의 휴학 승인 신청을 직권 취소할 권한은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1일 오후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 2월부터 정부 의료개혁 정책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이 집단행동의 일환으로 동맥휴학 신청, 수업거부 등을 진행하면서 의과대학 학사 운영에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는 대학 측에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며 학생 학습권 보호, 교육여건 악화, 의료인력 양성 차질 등을 고려해 동맹 휴학은 허가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장이 독단적으로 대규모 휴학신청을 일괄 승인한 것은 학생들을 의료인으로 교육하고 성장시켜야 할 대학 본연의 책무를 저버린 매우 부당한 행위"라며 "이는 정부와 대학이 그동안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 및 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해 지속해 온 노력을 무력화하고 형해화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사실관계 확인 등을 위해 즉시 현지 감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대한 하자가 확인될 경우 엄중히 문책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을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의과대학이 설치된 40개 대학(원)에는 동맥휴학은 정당한 휴학사유가 아니다"며 "동맹휴학 신청이 승인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는 전날(9월30일) 의대 학생들의 올해 1학기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했다고 서울대 본부 측에 통지했다.

교육부가 동맹휴학이 휴학 승인 사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그간 대학들은 학생들의 휴학계를 처리하지 않았다. 동맹휴학을 받아들인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여타 대학과 달리 휴학 승인 권한이 총장이 아닌 학장에게 있어 의대 차원에서 휴학계를 승인했다는 설명이다.

강희경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의대 학생들이 지난달 30일자로 휴학처리가 된 것을 확인했다"며 "(학교 측이) 교수들에게 사전에 알려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의대는 휴학 승인 사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이대로 휴학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의 '유급'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이번에 휴학을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서울의대가 이번에 휴학 승인을 함으로써 타 의대들도 재학생의 휴학신청을 줄줄이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전국 의대생들은 앞서 3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집단 휴학계'를 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재적생 1만 9374명 가운데 653명만 2학기 등록금을 납부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