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부터 자공고서 지역 기관·기업 임직원 자녀 우선 선발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대상인 2026학년도 고입부터는 자율형 공립고(자공고)가 협약을 맺은 지역의 기관이나 기업 임직원 자녀를 우선 선발할 수 있다. 또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자공고 교장에 임용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과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은 자공고가 협약을 맺은 기관의 임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따로 입학전형을 실시해 선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기업이 설립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등 일부 자사고가 임직원 자녀를 일정 비율 따로 뽑고 있는데, 이를 자공고로 확대했다.

현재 삼성이 설립한 충남삼성고는 정원의 70%를 임직원 자녀로 뽑는다. 포스코가 설립한 자사고인 포항제철고는 입학정원의 50%를 임직원 자녀로 선발한다. 인천하늘고는 인천공항 종사자 자녀를 약 40%로 우선 모집한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새로 추진하는 '자공고 2.0'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다. 자공고 2.0은 학교가 지자체·대학·기업 등 지역 내 여러 기관과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명문고를 육성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무분별한 제도 운용을 방지하기 위해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훈령'에 별도의 입학전형을 도입할 수 있는 학교, 입학전형의 비율, 협약기관의 자격 등에 대한 기준과 절차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자공고 교장 공모도 확대한다. 함께 개정된 교육공무원임용령은 자공고가 '내부형 교장 공모'뿐 아니라 '개방형 공모'로도 교장을 임용할 수 있게 했다. 교장은 물론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자공고 교장이 될 수 있다. 내부형 교장 공모는 교원 자격증은 있어야 지원할 수 있다.

교육부는 "자공고가 학교 특성과 여건에 맞는 교장을 임용할 수 있도록 교장 인사의 자율성을 확대한다"며 "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성과 지역의 상황과 협약 기관에 대한 이해도를 두루 갖춘 교장이 임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와 함께 다자녀 가구 학생의 중학교 우선 배정 조건을 완화했다. 연령과 관계없이 자녀가 3명 이상이면 중학교 우선 배정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18세 미만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에만 중학교 우선 배정을 허용했다.

중·고등학교 입학 예정 학생에 대한 학교 배정 특례 조건도 확대했다. 건강상 사유로 통학이 어려운 학생의 원거리 통학 부담 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교육장(중학교) 또는 교육감(고교)이 학교를 지정해 입학하게 할 수 있는 사유를 '지체장애인'에서 '희귀질환·암·1형 당뇨 또는 그 밖에 중증의 난치질환으로 인해 상시적인 의료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로 확대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