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교육 심판' vs '윤 정부 심판'…투표율이 변수
서울교육감 선거, 12년 만에 보수·진보 양자 대결
보궐선거 투표율 26.5% 최고…지지표 결집 관건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12년 만에 보수·진보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가장 큰 변수였던 '후보 단일화'에는 성공했다.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교육감 선거의 특성상 투표율 또한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30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는 윤호상 전 서울미술고 교장과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이 후보로 등록했다.
후보자는 4명이지만 각각 보수·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가 후보로 추대한 조 후보와 정 후보의 양강 대결로 치러지게 된다. 윤 후보는 보수, 최 후보는 진보 성향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였다. 보수 진영은 고(故) 문용린 전 서울교육감이 당선됐던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2014년과 2018년, 2022년 선거에서는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며 조희연 전 교육감에게 '서울 최초 3선 교육감' 타이틀을 안겼다.
보수·진보 진영이 모두 '후보 단일화'를 이루면서 낮은 투표율이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보궐선거는 전국에서 총 5차례 치러졌지만 사실상 투표율이 30%도 되지 않았다.
5차례 보궐선거 중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때는 2012년 12월 서울시교육감 선거로 74.5%였다. 같은 해 4월 실시된 세종교육감 선거도 59.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두 선거는 각각 대선, 총선과 함께 치러져 이번 보궐선거와 직접 비교는 힘들다.
단독으로 실시된 세 번의 보궐선거에서는 2023년 4월 울산교육감 선거 투표율이 26.5%로 가장 높았다. 2009년 4월 경북교육감 선거도 24.3%의 투표율을 보였다. 같은 날 실시된 충남교육감 선거는 투표율이 17.6%에 머물렀다.
정당 공천을 받지 않는 교육감 선거 자체가 유권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데다 보궐선거가 평일에 치러지다 보니 투표율이 저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역시 투표율이 30%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화 변수가 사라진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낮은 투표율로 인해 '후보 인지도'와 '조직표'가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교육계는 내다봤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 단일화와 함께 인지도가 중요 변수로 작용했다.
조직표를 모으기 위해 정치권과의 거리 유지가 고민거리 중 하나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추천을 받지 않고 정당의 지원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여야 지지표를 끌어오기 위해 '정당 마케팅'을 안 할 순 없다.
조 후보는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정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을 홍보물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거 구호 역시 조 후보는 '10년 진보 교육 심판', 정 후보는 '윤석열 정부 정책 심판'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노골적인 '정당 마케팅'이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올해 총선 결과 등을 볼 때 선거 구도가 '10년 진보 교육 평가'로 가면 조 후보가, '윤석열 정부 평가'로 가면 정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며 "어떻게 지지 세력을 결집해 적극적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느냐가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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