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보수 조전혁 단일화 vs 진보 정근식 추대

보수, 후보등록 하루 전 극적 단일화
진보측, 경선 불참 4명…단일화 과제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열린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중도우파 단일후보 확정 기자회견에서 단일후보로 추대된 조전혁 후보(가운데)가 안양옥·홍후조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4.9.2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장성희 기자 =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보수 후보로 추대됐다. 보수 진영이 단일화 추진 기구를 통해 후보를 추대한 것은 2014년 문용린 전 교육감에 이어 10년 만이다.

진보 진영 단일화 추진 기구도 이날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후보로 추대했다. 그러나 단일화 기구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가 4명이나 돼 최종 단일화 성사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보수 단일화 기구 '조전혁' 추대…안양옥·홍후조 '승복'

보수 후보 단일화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전 의원을 최종 단일화 후보로 추대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 자리에는 여론조사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불복 입장을 밝혔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과 홍후조 고려대 교수도 참석해 조 전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또 다른 후보 단일화 추진 기구인 '서울시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선정위원회'(선정위)도 통대위가 추대한 조 전 의원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선정위는 전 서울시의원과 전 교장단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26일 후보를 추대할 예정이었다. 26~27일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보수 진영이 사실상 단일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조 전 의원은 후보 추대 직후 "번번이 실패를 거듭한 중도·보수 단일화가 이번에는 극적 성공했다"며 "서울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그 갈급함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교육이 바뀌면 대한민국의 교육이 바뀐다"며 "시민들께서 제 편이 돼 서울 교육을 바꾸는 여정에 동행해달라"고 호소했다.

진보 단일 후보 '정근식' 추대…경선 불참 4명 남아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온스테이지에서 열린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서울민주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 단일후보 확정 발표 기자회견에서 단일후보로 추대된 정근식 후보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9.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진보 진영의 단일화 추진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이날 오후 8시 기자회견을 열어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후보로 추대했다.

추진위는 1차 추진위원 투표로 3명을 추린 후 전날부터 이날까지 2차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차 투표 50%와 2차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결과, 정 교수가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홍제남 전 서울 오류중 교장에 앞서 단일 후보로 추대됐다.

정 교수는 "불통과 졸속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서울교육도 처참히 망가져 가고 있다"며 "아이들의 소중한 미래를 위해서 이제는 서울의 주인인 서울시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 책임을 물어 준엄하게 꾸짖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10월 16일, 서울시민의 준엄한 투표로 심판해 달라"며 "입시 경쟁에 지쳐 가기 싫은 학교가 아니라 두근두근 밤잠 설쳤던 첫 소풍처럼, 설레는 학교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이 극적으로 단일화를 이룬 것과 달리 진보 진영은 '반쪽 단일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진보 성향 후보가 4명이나 된다.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은 단일화 기구를 탈퇴해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방현석 중앙대 교수,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은 처음부터 단일화 기구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방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범민주 최종 단일후보 선출"을 요구했다. 추진위는 '독자 출마하겠다더니 이제 와서 부전승을 요구한다'며 공방을 벌여 최종 단일화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보수 단일화에 진보 위기감…곽노현 "정근식 밀어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건물 외벽에 걸린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안내 현수막.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역대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승패를 좌우했다. 2014년부터 3회 연속 조희연 전 교육감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보수 후보가 난립하고 진보 진영은 단일화에 성공한 영향이 컸다.

보수 진영이 극적 단일화에 성공하며 진보 진영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다가 1차 추진위원 투표에서 탈락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탄생한 단일후보를 진보진영이 합심해서 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곽 전 교육감은 "서울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가 처음으로 성공한 유례없는 상황에서 만에 하나 진보 후보들이 계속 뛰면 진보성향 표 분산으로 필패가 예상된다. 공멸"이라며 "모두의 분별력 있고 양식 있는 결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