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가장 많은 곳 '강남' 아니었다…화성시 '1위'

동탄 신도시 중심으로 학생 늘면서 학원도 증가
국교위 정책연구 "초1·2 영어 정규교육' 등 제안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정부가 10년 넘게 '사교육과의 전쟁'을 하고 있지만 수도권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학원 수가 급증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에서 제출받은 '사교육 원인 분석과 대책에 관한 연구'(김세완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사설학원 수는 총 8만 8738개로 나타났다.

정부의 사교육비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07년 6만 7649개보다 2만 1089개(31%) 늘었다. 이들 학원이 일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592만 5710명으로, 지난해 4월 기준 초중고생(520만 9029명)보다 많다.

시도별로 사설학원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2만 4422개)로 전체의 27.5%를 차지했다. 이어 서울(1만4832개), 경남(6279개), 부산(5400개) 순이었다.

강사 1인당 학생 수는 서울이 7.8명으로 가장 적었다. 이어 대구 14.1명, 대전 14.4명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강사당 학생 수가 낮을수록 학생 수 대비 사교육 공급이 많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2021년 기준 전국 시·군·구 가운데 교습학원·어학원·예체능학원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 화성시(3911개)였다. '대한민국 대표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3679개)보다 많았다.

교습학원으로 제한해도 화성시(2029개)가 강남구(1889개)보다 많았다. 동탄 신도시를 중심으로 학생 유입이 늘면서 학원 수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학원 총수는 화성시와 강남구를 이어 대구 수성구(2867개), 경기 성남시 분당구(2622개), 경기 부천시(2545개), 경기 남양주시(2511개) 순으로 많았다.

연구진은 "최근 신도시 개발 및 이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인해 경기 화성시 및 경기 남양주시의 사교육 공급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화성시는 학원 수 증가세도 가팔랐다. 통계청의 2022년 전국 사업체 조사 결과를 보면, 경기 화성시의 학원은 4281개로 1년 새 370개가 늘었다.

서울 강남구(3724개), 대구 수성구(2968개), 경기 성남 분당구(2782개), 경기 남양주시(2746개), 경기 부천시(2627개) 등 나머지 지역도 학원 수가 모두 늘었다.

반면 인천 옹진군(11개), 전남 신안군(16개), 대구 군위군(20개) 등 도서 지역은 사교육 공급이 부족했다. 울릉군의 경우 2021년 기준 학원은 8개였고, 강사는 14명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정부가 사교육 경감을 위해 도입했던 교육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1~2학년 영어 정규과정 편성과 방과후수업의 보충수업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유형의 교과 집중 고등학교 운영과 고교선택권 부여 △대입전형자료의 투명성과 안정성 제고 등 4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또 기초학력평가를 포함한 전국 단위 학력평가를 정착하고, 고교 내신 절대평가와 함께 전국 고교가 동일한 외부기관을 통해 개별 학생의 정확한 학업 성취수준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사교육비는 대한민국 사회의 핵심 문제이자 저출생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국교위가 정책연구를 의뢰한 점 자체는 의미 있다"면서도 "학교 서열이나 경쟁 완화 등 문제의식이 담긴 해법은 언급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될 수 있는 사항이 있는 만큼 국교위가 다루게 된다면 충분한 공론화와 검토, 의견수렴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