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5조 투입…"의대생 복귀 가능성 희박"

의료시설·기자재 확충, 연구 역량 강화 등 계획
내년까지 '리모델링'만 가능…교육 질 저하 우려 불식 못 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으로 의대생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이유진 기자 = 정부가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5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이 같은 지원 계획이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를 끌어내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교육부가 2조 원, 보건복지부가 3조 원을 투입해 의학교육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시설·기자재 확충 △교육과정 혁신 △연구 역량 강화 등에 나선다는 게 교육부의 계획이다. 예컨대 대형 강의 중심이던 교육 시설을 소규모 강의·토론실로 탈바꿈하고 임상후기센터를 설치하며 실험 실습 기자재를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에도 의대생 복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다수의 분석이다. 이번 발표가 중장기적 계획인 만큼 이행 속도가 유동적일 수 있고, 설사 속도를 내도 내년에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건물 '리모델링' 정도이기 때문이다. 의대 증원에 대해 제기돼 왔던 교육의 질 저하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게다가 9일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면서 의대 신입생 1500~2000명 증원이 불가피해졌다. 올해·내년 신입생을 합쳐 약 7500명이 강의를 들어야 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의사협회에서는 "휴학 중인 의대생들이 돌아오면 현재 정원인 3000명의 2.5배인 7500명을 교육해야 해 도저히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며 의대 증원 백지화를 강조했다.

현장에서도 이와 관련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서울에 위치한 사립대 의대 1학년 김 모 씨는 "(학교로)돌아갈 생각이 없으며 새 건물을 확장해 짓는다고 해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며 "2025학년도 증원 취소가 확정되지 않는 이상 현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사립대 의대 총장은 "재정투입이 교육환경 개선에는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면서도 "의료계가 당장 내년 의대 증원 백지화만 주장하고 있어서 어떤 대책인들 당장의 정상화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교육부는 계획에 큰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9일 "교양 과정을 중심으로 의대 수업이 이뤄져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빠른 시간 안에 건물을 신축해 본격적인 의학교육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grow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