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수시 원서접수인데 의대 증원 재논의…"물리적으로 불가"

의료계·정치권서 2025학년도 증원도 재검토 주장
9일부터 수시 원서접수…일정 변경도 시간 부족

서울 시내의 한 학원가.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의료계와 정치권에서 내년도 의대 증원도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대를 비롯해 4년제 대학이 9일부터 2025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이번 수시모집에서는 전체 모집인원의 79.5%를 선발한다.

의료계는 2026학년도 의대 증원뿐 아니라 2025학년도 증원 논의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 대책특위(특위) 위원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 "2025년도 정원 규모도 논의에서 굳이 배제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재검토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미 2025학년도 의대 모집정원을 확정해 수험생에게 공지했고, 이를 바탕으로 9일부터 수시모집 원서접수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에서는 의학전문대학원인 가천의과학대를 제외한 39개 의대도 전체 모집인원(4610명)의 67.6%인 3118명을 뽑는다. 의대 증원으로 지난해 전체 모집인원(3113명)보다 많은 인원을 수시에서 모집한다.

9일부터 시작되는 의대 정원을 다시 조정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의대 정원을 조정하려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다시 발표하고, 교육부 장관이 이에 맞춰 대학에 정원을 배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학별 의대 모집정원이 정해지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수정한 후 대학에서 수정된 시행계획을 다시 받아야 한다. 대교협에서 시행계획을 재심의해 모집요강을 수정·발표해야 절차가 마무리된다.

수시 모집 원서접수 일정을 미루는 방법도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밀리면 수시 전형기간, 수시 합격자 발표·등록, 정시모집 원서접수, 정시모집 전형 기간,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등록, 추가모집 일정까지 줄줄이 손봐야 한다.

대입 일정 변경도 정부가 발표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의대 정원 조정처럼 대입전형 일정을 변경하려면 대교협이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수정하고 대학이 시행계획을 변경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험생뿐 아니라 대학도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끝난 뒤 정원을 재조정하는 방안도 일부에서는 거론된다. 이 경우 수험생에게 줄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대학가는 예상한다.

지난해 모집인원 규모인 3118명을 수시에서 뽑겠다고 밝히고 원서를 접수했기 때문에 정시모집에서는 거의 뽑지 못할 수 있다. 내년도 정시 모집인원은 1492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일(9일)부터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는데 이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