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평원, '증원 의대' 교육 평가 시작…의대생 복귀 '요지부동'

대학, 9월부터 주요 변화계획서 작성해 의평원에 제출
2월 결과 발표…"평가 불인증하면 취소" 학교 복귀 안 해

의대생학부모모임(의학모) 소속 학부모들이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공수처에 직권남용죄로 고발하기 전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4.7.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정원이 늘어난 전국 의과대학에 대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30일 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육 과정 평가 절차에 돌입한다.

올해부터 6년간 매년 특별 평가를 진행하고 평가 결과 '불인증'이 나온 의대는 신입생을 뽑을 수 없는 가운데, 여전히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은 학교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30일 의료·교육계에 따르면 의평원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4년도 의학교육 평가인증 주요 변화평가 계획(안) 설명회'를 진행한다.

의평원은 교육여건과 교육과정의 질적 수준에 대해 평가해 '인증' 또는 '불인증'을 부여한다. 인증을 유지 중인 의대 역시 정원이 10% 이상 늘어나는 등 변화가 있을 경우 3개월 전에 주요 변화계획서를 내야 한다.

평가에서 인증을 받지 못할 경우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신입생을 선발할 수 없다. 재학생의 의사 국가시험 응시에 제약은 없지만, 해당 의대 명성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의대생들 사이에선 오히려 의평원의 이같은 재평가를 발판으로 삼아 학교에 돌아가지 않고 버티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 의대 재학생 김 모 씨는 "의평원 인증 평가에서 인증받지 못하고 탈락하면 어차피 의대 증원도 취소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9월 수시 원서 접수 전까지 계속 돌아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한 의대 본과생 A 씨도 "수업은 계속 듣지 않고 버틸 것"이라며 "정부가 의학 교육을 혼란스럽게 만들어놨는데, 돌아가서 낮밤 가리지 않고 수업을 소화해야 하는 학생들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했다.

내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 사이에선 의평원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는, 정원이 크게 늘지 않은 의대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의평원은 이날 설명회에서 의대와 현장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 이후 다음날 31일까지 30개 대상인 대학에 주요 변화평가 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다.

의평원 평가는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2개월간 서면 및 방문 등으로 진행하고 내년 2월 중 각 결과를 대학에 안내한다.

한편 의평원이 교수 충원 계획서를 매년 제출하라고 요구한 데 각 대학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 교육부는 "의평원과 협의 중"이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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