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 아끼자"…대학, 여름방학 맞이 '집중 휴무제' 시행
경희대·명지대·한국외대 등 일정 기간 업무 '셧다운'
최소 인력 남겨두기…시설 운영 비용 등 절감 차원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경희대와 명지대, 한국외대 등 서울 일부 대학이 여름방학을 맞아 '집중 휴무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 휴무제는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둔 채 학교 건물의 전기를 다 끄고 업무도 일정 기간 모두 '셧다운'(Shut-down) 수준으로 휴무에 돌입하는 것이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한국외대는 22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 동안 집중 휴무 기간을 운영한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보통 겨울에는 시행하지 않고 여름에 한다"며 "연차는 일부만 차감된다"고 말했다.
집중 휴무제는 가야대와 부산외대, 영남대 등 지역권 대학을 중심으로 도입된 이후 수도권 대학 중에서는 서강대가 2015년 처음 진행했다.
2019년 집중 휴무제를 실시한 경희대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휴무 기간을 운영한다.
경희대 관계자는 "최소한의 업무를 운영할 정도로만 (인력을) 남겨놓고 나머지는 휴가를 가는 것"이라며 "연차가 소모되는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 휴가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중 휴무 기간 학부 사무실과 도서관, 중앙행정시설, 교수 연구실 등 학교별로 건물 통제 범위와 수준은 각자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업무를 쉰다는 취지는 비슷하다.
대학들의 이같은 집중 휴무 운영은 여름철 대규모로 돌아가는 냉방을 일정 기간 '셧다운'하고 시설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목적이 주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넓은 대학 캠퍼스 내 여러 개별 건물 시설이 있어 효율적으로 냉방을 하기 어려운 곳들이 많은 실정이다. 특히 노후화된 시설들이라면 차라리 일정기간 문을 닫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등록금 동결, 학령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대학의 재정 상황 악화도 이같은 집중 휴무제 시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수업을 하지 않는 방학 기간에라도 전기요금 등 시설 비용을 아낌으로써 재정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힘쓰는 모습이다.
2018년부터 집중 휴무제를 운영한 명지대도 경희대와 같이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집중 휴무제에 나선다. 명지대는 지난 겨울 방학에도 집중 휴무 기간을 운영했다.
명지대 관계자는 "아예 직원들이 다 나가는 '셧다운'이라고 보면 된다"며 "여름철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계속 시행해 왔다"고 했다.
집중 휴무제를 시행하지 않는 대학들은 주로 기존 근무 시간에서 1시간씩 퇴근을 당기는 단축 근무에 돌입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여름방학엔 주로 9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서울권 대학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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