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공고 교장, 교사 아니라도 한다…"'무자격 교장' 확대"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앞으로 교장 자격증은 물론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자율형 공립고(자공고) 교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원단체는 '무자격 교장 공모제' 확대라며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육공무원임용렁'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은 자공고가 '내부형 교장 공모'와 '개방형 공모'를 모두 활용해 교장 공모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자공고는 '내부형 교장 공모'를 할 수 있는데 마이스터고(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에서 하고 있는 '개방형 공모'까지 할 수 있게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교장 자격증은 물론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자공고 교장이 될 수 있다.

교장 공모제에는 초빙형과 내부형, 개방형 3가지가 있다. 일반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빙형 교장 공모에는 교장 자격증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다. 내부형과 개방형은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된다.

차이는 있다. 내부형 교장 공모에는 교원만 지원할 수 있다. 교육경력 15년 이상의 교육공무원이나 사립학교 교원이 대상이다. 지금의 자공고와 자율학교에 적용된다.

직업계 고교인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가 대상인 개방형 교장은 교사 자격증도 필요 없다. 교육과정에 관련된 기관이나 단체에서 3년 이상 종사한 경력만 있으면 된다.

교육부가 자공고 공모 교장의 자격을 내부형에서 개방형으로 확대하는 것은 정책 변화와 관련 있다. 교육부는 지역 소멸을 막고 정주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명문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자공고 2.0'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공고 2.0은 기존 자공고와 달리 학교가 지자체·대학·기업 등 다양한 주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립 일반고 중에서 지정하지만 교육과정 운영에서 특수목적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한다.

올해 초 자공고 2.0 정책을 발표할 때는 '교장 공모'만 밝혔는데 개정안은 이를 개방형으로 확대하겠다며 구체화했다.

교육부는 "자공고가 지역에 소재한 여러 기관과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의 상황과 기관의 성격, 업무 내용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교장을 임용해 교육 혁신을 선도할 수 있게 공모 교장의 자격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자공고를 '무자격 교장 공모제'인 내부형 교장 공모제에 더해 개방형 교장 공모제 학교로까지 지정하는 것에 현장의 우려와 반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마이스터고 등 기존 개방형 공모제 학교에서 나타났듯 해당 분야 전문성은 있어도 교육과정과 학교 현실, 학생 생활지도 등에 대해서는 교육 전문성과 이해가 부족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자공고는 대학 진학이 중심인 일반고라는 점에서 교육과정과 학교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