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유치원'보다 싼 사립대 등록금…자율화해야"

사립대총장협 '학교급별 사립학교 교육비' 보고서
영어유치원, 사립대 등록금의 3배…국제고는 4배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1월 31일 열린 '2024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장제국 당시 회장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대학 등록금 규제 폐지 등 내용이 담긴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정부의 대학 등록금 동결 정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사립대 등록금이 국제중, 국제고는 물론 '반려동물 유치원'보다 낮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23일 사립 초·중학교와 사립고, 유아 영어학원비 등을 사립대 등록금과 비교한 '학교급별 사립학교 교육비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은 732만 6000원으로 월평균 61만 1000원 수준이다. 학교별로는 연간 176만 원에서 1041만 원까지 차이가 컸다.

주요 학교급별 월평균 교육비와 비교하면 '영어유치원'이라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월평균 174만 4000원으로 사립대 월평균 등록금의 2.9배였다.

사립 초등학교는 76만 5000원으로 사립대 등록금의 1.3배, 사립 국제중은 106만 7000원으로 1.7배,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는 75만 4000원으로 1.2배, 국제고는 237만 2000원으로 3.9배에 달했다.

학교에 내는 공식적인 교육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통계청의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와 비교하면 사립대 등록금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한다는 것이 사총협의 주장이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초등학교는 46만 2000원으로 사립대 월평균 등록금의 0.8배 수준이었고 중학교는 59만 6000원으로 같았다. 고등학교는 74만 원으로 더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제공

기숙형 재수학원의 8개월 치 학원비는 473만 원으로 사립대 월평균 등록금의 7.8배 수준이었다. 재수학원 종합반은 월평균 325만 원이 들어 사립대 등록금의 5.3배 수준이었다.

심지어 사립대 등록금이 '반려동물 유치원'이라 불리는 반려동물 양육 위탁업체 이용료와 비슷하거나 적은 수준이라고 사총협은 지적했다.

사총협 조사 결과 서울 시내 반려견 유치원의 월 비용은 60만~90만 원으로 사립대 월평균 등록금의 1.0~1.5배 수준이다. 사립대 월평균 등록금의 1.6배인 월 100만원을 받는 반려견 유치원도 있었다.

사총협에 따르면 정부가 대학 등록금 동결 정책을 장기간 유지하면서 2009~2023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32.8% 인상됐지만 사립대의 실질 등록금은 약 33% 감소했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사립대학도 다양한 교육목적과 대학의 특성에 따라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책정하도록 해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수준의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등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정 상한선까지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하도록 해 양질의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교육 수준을 제고함으로써 사립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