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수능 모두 이과생이 크게 앞서…무전공도 강세 이어질 듯
종로학원, 대학 학과별 수·정시 합격선 분석 결과
내신 1.1등급 97%가 이과생…수능 1등급 88.4%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올해 자연계열 학과에 합격한 대학 신입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는 물론 학교 내신 성적도 문과생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학년도 대입부터 '무전공'(전공자율선택)이 대폭 확대되면 이과생이 수시, 정시 모두 유리할 전망이다.
21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2024학년도 대학 학과별 합격점수를 분석한 결과 수시모집에서 전 과목 내신 평균이 1.0등급 이내인 학생은 81명으로 모두 자연계열 학생이었다. 모두 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가'에 공개한 학과별 상위 70% 컷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70% 컷은 최종등록자를 학생부 내신 성적순으로 줄 세웠을 때 100명 중 70등에 해당하는 점수를 말한다. 대학이 발표한 학과별 합격점수에 해당하는 선발인원을 모두 합해 점수대별 인원을 산출했다.
내신 합격선이 1.1등급 이내라고 발표한 학과에 합격한 인원은 432명으로 이 중 419명(97.0%)이 자연계열이었다. 인문계열은 13명(3.0%)에 그쳤다. 합격선이 1.1등급 이내인 인문계열 학과는 서울대 영어교육과, 사회학과 정도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합격선에 해당하는 내신 2.0등급 이내는 합격자 1만212명 중 72.6%(7415명)가 자연계열이었다. 인문계열은 704명(17.7%)에 그쳤다. 2.5등급은 68.7%, 3.0등급은 62.0%, 4.0등급은 61.2%가 자연계열이었다.
1~4등급 전 구간대에서 자연계열 합격생 수가 인문계열보다 크게 앞서는 상황인 데다 격차는 더 벌어졌다. 2023학년도의 경우 2.0등급 이내 합격자 1만117명 중 68.3%가 자연계열이었는데 2024학년도에는 4.3%포인트(p) 높아졌다.
정시모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상위 70% 컷을 기준으로 합격선이 수능 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96.0점인 학과의 합격자 2960명 중 88.4%(2617명)가 자연계열이었다. 백분위 평균 96.0점은 상대평가에서 4% 이내에 드는 1등급을 말한다.
2등급(상위 11%)인 백분위 평균 89.0점 이내에서는 1만4773명 중 60.7%(8961명)가 자연계열, 39.3%(5812명)가 인문계열이었다. 수능 3등급(상위 23%)에 해당하는 백분위 평균 77.0점 이내에서도 자연계열이 56.9%를 차지했다.
수능 점수도 문·이과 간 격차가 확대됐다. 2023학년도 정시에서는 합격선이 수능 백분위 평균 96.0점(1등급) 이내 합격자의 86.7%가 자연계열이었는데 2024학년도에는 1.7%p 높아졌다. 수능 2등급은 1.1%p(59.6%→60.7%), 3등급은 3.0%p(53.9%→56.9%) 높아졌다.
문·이과 통합 수능에서 자연계열 학생이 수학 점수의 우위를 바탕으로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교차지원까지 고려하면 점수구간대별로 인문계열 학생 수와 비율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추세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대폭 확대된 무전공선발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교육부가 5월 30일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중점 관리 73개 대학은 28.6%를 무전공으로 선발한다. 특히 수도권 51개 대학은 문·이과 구분 없이 뽑는 '유형1' 선발 비중을 13.1%로 확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뿐만 아니라 학교 내신에서도 자연계열 학생이 상위권에서 중위권에 이르는 전 구간대에서 인문계열 학생을 크게 앞서고 격차도 더 벌어지는 상황"이라며 "무전공 선발 합격 결과에선 인문·자연계열 불균형이 크게 나타나는 대학·학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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