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부고, 자사고 중 일반고 전환…"학령인구 감소 대응"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인 이대부고가 일반고 전환을 신청하면서 학부모와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선 이 같은 전환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응책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8일 이대부고가 일반고 전환을 통해 교육 환경 개선, 고교학점제 운영 환경 구축, 안정적인 학교 운영 등 교육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고자 5월 30일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동의 등 절차를 거쳐 전환이 이뤄지면 이대부고는 서울시 관내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11번째 학교가 된다.

앞서 정부는 1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던 정책이 중단되고 자사고의 존치가 확정됐다.

그러나 정부의 방침에도 이대부고는 일반고 전환을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의 학부모들이 모인 한 맘카페에선 5월 3일 "(이대부고가) 올해 설명회 때(일반고 전환을) 확정처럼 발표했다", "지난해 학교 설명회에서 교장 선생님이 일반고 전환 추진 계획을 말했다" 등의 내용을 공유하는 글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2025학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관련성보다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에 무게를 두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고교 학점제 자체가 자사고에 불리한 조건이 아니다"며 "고등학생 숫자는 줄어들고 있는데 대학교 정원에는 큰 변동이 없어 경쟁이 극심할 때 빛을 발하는 자사고의 장점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령인구 감소로 강남권 자사고가 약 1:1의 경쟁률을, 전국 단위 자사고인 상산고도 3:1 안팎의 경쟁률을 보인다"며 "정부가 자사고 육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 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차라리 정부 지원금을 받으며 운영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저출산 흐름이 이어짐에 따라 자사고의 위상이 더욱 떨어지고 일반고 전환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자사고를 다녀야 유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굳이 다니지 않아도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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