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 통합…9월부터 모델학교 100곳 운영(종합2보)

[유보통합] 내년 법 개정 추진…이르면 2026년부터
누구나 하루 12시간 돌봄…유치원 상시입학제 도입

야외에서 뛰어노는 어린이집 아이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장성희 기자 = 0~5세 영유아가 다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이르면 2026년 통합된다. 유보통합에 앞서 영유아 교육·보육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누구나 원하면 하루 12시간 동안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한다. 9월부터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한 모델학교 100곳이 문을 연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발표했다. 유보통합은 교육부가 담당하는 유치원과 보건복지부가 맡은 어린이집 관리체계를 통합하는 것이다.

미취학 아동이 어느 곳에 다니든 균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서 이날부터 유치원·어린이집 전담 부처가 교육부로 일원화되면서 첫발을 뗐다.

이 부총리는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은 2023년 기준 0.72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범국가적 총력 대응의 일환으로 유보통합을 통해 학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질 높은 교육·보육체계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토요일·휴일, 돌봄제공하는 거점기관 시범 운영

유보통합에 앞서 교육부는 올 하반기부터 유치원·어린이집을 통합한 모델학교를 시범 운영한다. 9월부터 100곳을 시범 운영하고 내년에는 1000곳을 추가 지정한다. 매년 1000곳씩 추가해 2027년까지 전체 유치원·어린이집의 10% 수준인 3100곳으로 확대한다

시범학교에서는 0~5세 영유아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하루 12시간 머무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하루 8시간의 '기본운영시간' 외에 4시간의 아침·저녁돌봄을 제공한다. 교육부는 다른 유치원과 어린이집에도 12시간 운영을 권장할 예정이다.

맞벌이 부모와 자영업자 등을 위해 운영 일수도 확대한다. 공립 유치원의 방학 중 운영 학급을 확대하고, 신청 자격을 폐지해 희망하는 모든 유아의 참여를 보장한다. 내년부터 토요일과 휴일에도 돌봄을 제공하는 거점기관을 시범 운영한다.

교사 대 영유아 비율도 낮춘다. 0세반은 현재 교사 1명이 평균 영아 3명을 맡지만 2명으로 줄인다. 3~5세반은 교사 한 명당 평균 12명에서 8명으로 낮춘다. 0~2세반은 현재 3학급당 1명씩 두는 보조교사를 2학급당 1명으로 확대한다.

◇내년 5세부터 무상 교육…2027년까지 3·4세 단계적 확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3~5세 무상 교육·보육을 도입한다. 내년 5세를 시작으로, 2026년 4세, 2027년 3세까지 확대한다. 현재 0~2세는 무상보육을 하고 있는데 이를 0~5세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영아에서 유아로, 유아에서 초등학생으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도록 2세와 5세를 이음연령으로 지정한다. 2세는 놀이 중심 교육을 확대해 3~5세 누리과정과 연계성을 강화한다. 5세는 '초기문해력'과 '기초역량'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치원·어린이집 입학·입소 신청 창구도 11월부터 '유보통합사이트'로 일원화한다. 어린이집 입소 신청 창구인 '임신육아종합포털'을 개편해 유치원 입학시스템인 '처음학교로'와 연계한다. 내년 3월부터는 유치원도 어린이집처럼 '상시입학제'를 도입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유보통합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4.6.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내년 법 제정 추진…통합기관 명칭 '영유아학교' '유아학교' 검토

통합 기관의 명칭과 교사 자격·양성 체계, 교사 처우, 관리 체계 등 통합에 필요한 과제들은 올해까지 확정한 후 내년 상반부터 통합법 제정을 추진한다. 이 부총리는 "내년도에 유치원·어린이집 통합에 관련된 법들을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유치원·어린이집 통합 기관은 이르면 2026년 출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치원·어린이집 통합 기관의 명칭은 '영유아학교', '유아학교' 등을 놓고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한다.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보육 교사의 자격도 통합한다. 통합교원 자격은 '영유아정교사'(0~5세)로 단일화하는 방안과 '영아정교사'(0~2세) '유아정교사'(3~5세)로 이원화하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자격 통합…4년제 '영유아교육과'로 개편

교사 자격·양성체계도 개편한다. 현재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 이상, 보육교사는 전문대나 4년제 대학, 사이버대학, 학점은행제를 통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앞으로 신규 교사는 대면 중심의 학사학위 과정인 '영유아교육과'를 통해 배출한다. 2027년부터 통합교사를 양성하기 시작해 2031년 현장에 배출할 계획이다.

현재 유치원 교사나 보육 교사 자격 중 하나만 갖고 있는 현직 교사는 특별교원양성과정이나 대학(원) 신·편입학을 통해 통합교원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통합 교원 자격으로 개편되더라도 기존에 취득한 유치원·보육 교사 자격은 그대로 인정한다.

박대림 영유아지원관은 "전체 26만 명 중 유치원 교사, 보육 교사 자격을 둘 다 갖고 있는 분이 11만 명 정도"라며 "두 가지 자격을 다 갖고 있으면 자동으로 통합교원 자격으로 전환되고 나머지 15만 명 정도가 별도로 통합교원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보육 업무·재정 교육청으로 이관…연말까지 법 개정 완료

0~5세 영유아에게 적용되는 교육과정도 2027년까지 마련한다. 지금은 0~2세 보육과정과 3~5세 교육과정이 분리돼 있다. 이를 하나로 합쳐 영아-유아-초등교육과정 간 연계를 강화한다.

정부조직접을 개정해 유치원·어린이집 전담 부처를 교육부로 일원화한 데 이어 시도와 시군구청이 담당하던 영유아 보육 업무와 재정도 교육청으로 이관한다. 올해 하반기까지 지방교육자치법·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영유아보육법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부총리는 "부모가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영유아 교육·보육 환경을 만드는 것은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필수과제"라며 "우리 아이들이 세계 최고의 교육·보육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고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0세부터 국민안심 책임 교육·보육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