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수능 '서연고→서고연' 순위 바꿨다
정시 합격자 상위 70% 기준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순
첨단학과, 의약학계열은 물론 최상위 일반학과에 밀려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로 이어지는 대학 합격점수 순위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문계열 학과는 이과 학생이 자연계열 학과에 교차 지원하는 '문과 침공' 영향으로 합격점수 변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학과는 의대, 치대, 약대는 물론 최상위권 일반학과보다 합격선이 낮았다.
16일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정시모집 최종 합격자 중 상위 70%의 수능 백분위 점수를 분석한 결과 인문·자연계열 모두 서울대, 고려대, 순으로 점수가 높았다.
인문계열 합격자의 국어·수학·탐구영역 수능 백분위 평균은 서울대가 96.76점으로 가장 높았고 고려대 93.90점, 연세대 91.33점 순으로 나타났다.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로 이어지는 대학 순서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인문계열 합격자의 평균점수는 2021학년도만 해도 연세대가 2위였으나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부터 고려대가 더 높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의학계열을 제외한 자연계열 합격자의 수능 백분위 평균도 서울대가 96.24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려대 94.78점, 연세대 93.83점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고려대-연세대-서울대 순이었으나 올해는 서울대가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서울대가 과학탐구II 지정을 폐지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의예과는 세 대학 모두 합격자 상위 70%의 백분위 평균이 99.0점으로 같았다.
이어 서울대 약학계열 98.50점, 서울대 치의학과 98.25점, 연세대 약학과 96.25점 순으로 나타났다(일반전형 기준).
인문계열 학과의 합격점수는 변동 폭이 매우 컸다.
서울대 인문계열 합격자의 백분위 평균은 농경제사회학부가 98.50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학부 98.25점, 정치외교학부 98.25점 순이었다.
정치외교학부, 자유전공학부, 경제학부 순이었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른 결과다. 지난해 5위였던 농경제사회학부가 올해는 1위로 올라섰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 수능에 따른 이과생의 문과 교차 지원 등으로 정시에서 학과별 합격점수 등락이 매우 불규칙한 상황이라 점수 예측이 어려운 구도"라고 말했다.
정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신설·증원을 본격 추진한 첨단학과는 의대는 물론 자연계열 상위권 일반학과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학년도에 신설한 서울대 첨단융합학부는 합격자 상위 70%의 수능 백분위 평균이 일반전형 기준 98.0점이었다.
서울대 의대(99.0점)는 물론 약대(98.5점) 치대(98.25점)보다 낮았다. 수의대와 동일한 점수다.
서울대 일반학과와 비교해도 수리과학부(98.50점) 건설환경공학부·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화학부·화학생물공학부(98.25점)보다 낮았다.
첨단융합학부 지역균형전형 합격자 상위 70%의 백분위 평균은 96.50점으로 치의예과 지역균형전형(97.25점)보다 낮고 일반전형 천문학전공(96.50점)과 같았다.
임 대표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모두 첨단학과, 대기업 계약학과의 합격선이 각 대학 의대, 치대, 약대, 수의대 점수보다 낮게 형성돼 최상위권은 여전히 의학계열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5학년도에는 의대 모집정원 확대, 무전공(전공자율선택) 선발 확대, 통합 수능 및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에 따른 수능 변수 등으로 대학 간 합격점수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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