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안전지대' 없는데…전국 학교 10곳 중 7곳만 내진 보강

서울 절반 조금 넘는 55% 보강…경상권 대체로 80%대
지진교육 내실화도 필요…"매뉴얼 숙지 부족해"

13일 전북자치도 부안군 행안면 한 주택가 담장이 전날 발생한 4.8 규모의 지진으로 붕괴돼 있다. 2024.6.13/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 12일 오전 8시 26분 전북 부안 남서쪽 약 4㎞ 부근에서 규모 4.8 지진으로 부안 동진초등학교에선 출입구와 급식실 천장이 떨어져 나가고 하서초와 계화중에선 건물 일부에 금이 갔다. 상서중에선 숙직실이 일부 파손되기도 했다.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3만 5101개의 전국 내진 보강 시설물 중 성능이 확보된 개소는 2만 4861곳이다. 전체의 70.8%에 달하는 수치다.

2018년 포항 지진으로 "전국 어디에도 안전지대가 없다"는 평가가 잇따르며 교육부가 학교시설에 대한 전방위적인 내진 보강에 착수했으나 10곳 중 3곳이 보강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전북 지역 내진 성능확보율도 전체 평균과 비슷한 69.6%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진 보강이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은 3721개의 시설 중 절반이 조금 넘는 2075곳(55.8%)에서 보강이 이뤄졌다. 가장 보강이 잘된 세종(99.5%)에 비해 약 40%포인트(p) 뒤지는 수치다. 서울 다음으로는 강원(66.3%)·경기(64.1%)·인천(65.1%)이 뒤를 이었다.

반면 2018년 지진을 경험한 경상권은 내진 확보율에서 대체로 수도권을 대체로 15~20%p가량 앞섰다. 울산이 89.9%로 가장 높았고 대구 80.5%·경북 79.6% 등이다.

부안고등학교와 부안여고, 백산여고 등에서 학생들이 지진에 놀라 운동장으로 대피한 것을 두고 지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진이 일어나면 일단 책상 밑으로 들어가 몸을 보호해야 한다"며 "화재처럼 일단 밖으로 대피하는 건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진 대피가 포함된 재난 교육이 매년 6시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마저도 교육청의 재량으로 맡기는 상황이라 지진 대피 매뉴얼이 제대로 숙지되기 어렵다.

공 교수는 "포항 지진 후 교육이 이전보다 이뤄졌으나 아직 기본 매뉴얼 숙지도 부족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대피교육과 지진 예비교육이 더 철저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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