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과외 입시생에 최고점 준 음대 교수…즉각 '파면' 된다

교육부 '교육공무원 징계양정'에 '입시 비리' 신설
'사교육 관련 대학교원 가이드라인' 7월부터 시행

뉴스1DB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서울 주요 대학 교수들이 음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불법 레슨을 하고 실기 시험에서 최고점수를 준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가운데 정부가 입시 비리에 대한 징계를 강화한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입시 비리가 적발된 대학교수와 교사는 최대 파면할 수 있다. 음대 교수들의 불법 레슨을 사전에 막기 위해 '사교육 관련 대학 교원 겸직 금지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7월부터 시행한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공무원 징계 기준에 입시 비리 유형을 신설하고 징계를 강화한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교육부령) 개정안이 이르면 이달 말 공포·시행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법 예고를 끝내고 현재 법제 심사 중"이라며 "교육부령이라 법제 심사가 끝나면 이달 말 개정안을 공포하고 바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징계 양정 기준에 입시 비리 유형을 신설하고, 고의 중과실(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일 경우 바로 파면할 수 있도록 했다. 비위 유형으로 '학생 선발 결과에 부당하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 등 대학, 대학원, 고등학교 등의 입학·편입학과 관련된 비위'를 신설한 것.

지금까지는 징계 기준에 입시 비리 유형이 없어 '그 밖의 성실의무 위반'으로 징계를 하다 보니 성적 조작이나 학생부 허위 기재보다 약한 징계를 받았다. 고의 중과실일 경우 성적 조작, 학생부 허위 기재는 바로 파면할 수 있지만 '그 밖의 성실의무 위반'은 최고 징계가 '파면 또는 해임'이어서 수위가 한 단계 낮다.

개정안은 또 징계 기준에 '수능 및 모의시험의 출제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 등 수능 및 모의시험의 공정성을 해치는 비위' 유형을 신설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나 모의평가 출제·검토 과정에 참여한 교사나 대학교수가 사설 학원과 문항 거래 등을 할 경우 최고 파면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교수나 교사가 사교육 업체와 문항 거래를 하고도 이를 숨기고 수능·모의고사 출제에 참여할 때도 고의 중과실일 경우 파면할 수 있다.

지난해 수능·모의고사 출제에 참여했던 교사가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항을 만들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자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 근절에 나서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마련했다.

'사교육 관련 대학교원 겸직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7월부터 시행한다.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의 사교육업체 관렴 겸직 허가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말 만들어 시행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교수도 학원법에 따라 과외가 불법이지만 겸직 허가를 받으면 사외이사는 가능해 교사와 차이점도 있다"며 "법령과 예규 등에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