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입시 시작…의대 증원 확정에 경쟁률 떨어질까
전국 8개 영재학교 22일부터 원서 접수 시작
의대 진학시 불이익…조기졸업 첫 허용 변수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기각으로 의과대학 증원이 확정된 가운데 영재학교 원서접수가 22일부터 시작된다. '의대 쏠림'과 정부의 반도체·첨단 분야 육성 정책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최상위권 학생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8개 영재학교가 22일부터 내년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한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경기과고 등 6개 영재학교는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과고는 27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6월 5일부터 12일까지가 원서 접수 기간이다.
영재학교 선발인원은 총 789명이다. 서울과고와 경기과고, 한국과학영재학교가 각 120명을 선발해 가장 많다. 대구과고와 대전과고, 광주과고는 90명씩 선발한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84명,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75명을 뽑는다.
지역 단위로 선발하는 과학과와 달리 영재학교는 전국 단위로 선발한다. 영재학교에 떨어져도 8월 말 모집하는 과학고에 지원할 수 있다. 과학고에 불합격하면 12월 원서를 접수하는 상산고, 외대부고, 하나고 등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에도 지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학고, 자사고에 비해 경쟁률이 높다. 전국 8개 영재학교의 2024학년도 경쟁률은 평균 6.2대 1을 기록했다. 전국 20개 과학고의 평균 경쟁률 3.5대 1의 2배에 가깝다. 서울 지역 16개 자사고의 경쟁률은 평균 1.3대 1에 그쳤다. 전국 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만 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영재학교 경쟁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선호도를 일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영재학교는 과학인재 양성 취지를 살리기 위해 입학 후 의약학 계열을 지원하면 불이익을 강화하는 추세다. 교육비·장학금 환수뿐 아니라 일반고처럼 석차등급을 표기해 학생부를 발부하는 등 대입에서도 불이익을 강화하고 있다.
불이익이 강화되면서 전국 7개(한국과학영재학교는 미공시) 영재학교의 일반고 전출은 2019학년도 13명, 2020학년도 14명, 2021학년도 10명, 2022학년도 7명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의약학계열 진학 시 불이익을 고려해 처음부터 영재학교 지원을 포기한 학생이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개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이 2025학년도부터 처음으로 한국과학영재학교 조기졸업생을 뽑기로 한 것도 영재학교 선호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과학고는 지금도 조기 졸업이나 입학이 가능하다.
고교 2학년을 마치고 조기 입학하면 우선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후 재수나 반수를 해도 다른 고교 졸업생과 같은 나이에 의대에 진학하게 된다. 4개 과학기술원은 2026학년도부터 다른 영재학교 조기졸업자의 입학도 허용할 예정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관심도가 높아지는 상황과 반도체, 첨단 분야 집중 육성 정책이 맞물린 상황에서 2025학년도 영재학교 지원 상황에 따라 최상위권 학생들의 이공계, 의대 선호에 대한 관심도를 일차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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