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유급' 우려에 비대면 수업이라도 재개…의대생 복귀 '불투명'
개강한 경북대 캠퍼스엔 행정직원·간호대생 뿐
교육부, 대학 개강 현황 파악 미비 "조사 예정"
- 이유진 기자, 남승렬 기자
(서울·대구=뉴스1) 이유진 남승렬 기자 = 경북대와 전북대 등 일부 대학이 8일 수업을 재개한 가운데, 상당수 학생이 학교로 복귀하지 않고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1교시 수업이 진행돼야 할 이날 오전 8시 30분쯤 대구 중구 동인동 경북대 의과대학 캠퍼스 강의실은 텅 빈 모습이었다.
등교하는 의대생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캠퍼스에 출입하는 이들은 대부분 행정 직원이거나 간호대생 등이었다.
경북대는 의대생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더 이상 학사 일정 조정은 어렵다는 판단에 이날 개강했다.
임상규 경북대 교무처장은 "본과 1~2학년과 예과 2학년은 오늘부터 2~3주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본과 3~4학년은 15일부터 대면 실습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 수업은 교수진이 자료를 업로드해 놓으면 학생들이 다운받아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형식"이라고 말했다.
수업을 재개했지만 바로 학교에 복귀하기에 다소 부담을 느낄 학생들을 위해 강의실이 아닌 곳에서도 수강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 뒀다.
대다수 의대생은 비대면 수업을 선택해 강의실에 가지 않는 방법으로 '증원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강한 전북대 의대 역시 학생들을 위해 원격 수업을 진행 중이고, 이달 1일부터 개강한 가천대, 개강 날짜를 조율 중인 고려대 역시 온라인 강의를 열어뒀다.
가톨릭대와 성균관대, 원광대, 전남대는 15일, 중앙대 의대는 다음 달 1일 개강하기로 했다.
대학들이 속속 수업을 재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대생의 복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의대 학생회 대표 A 씨는 "학생들은 휴학계를 제출할 때 이미 유급을 충분히 감수했다"며 "이미 개강한 대학들도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해 강의실에 없다. 지금과 상황이 크게 달라질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의대가 있는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의대생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유급해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수업 재개에도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집단 유급 사태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대부분 의대는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의대는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되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속속 수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아직 대학별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구연희 대변인은 이날 교육부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수업 재개 현황은 담당 부서에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 대변인은 "교육부가 대학에 공문을 보내서 (수업 재개 여부를)물어보지 않은 이유는 각 대학에 실·국장이 다니면서 의사를 물어봤고 의사결정을 하지 못 한 대학도 있는데다 공문을 보내면 다른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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