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남산 곤돌라 사업, 생태·경관 훼손·학습권 우선 고려해달라"

"남산 생태환경 보호 고려해달라" 서울시에 촉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국토인생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공동체형 학교 만들기, 2024학년도 강동송파교육실천포럼'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2024.2.28/뉴스1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서울특별시가 추진 중인 남산 곤돌라 설치 사업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5일 "생태·경관 보전지역인 남산의 훼손"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우선 고려해달라고 서울시에 촉구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SNS에 "학생을 생태 감수성을 지닌 생태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생태전환 교육을 강조하는 교육감으로서 우려를 표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현재 서울시는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사비 400억 원을 들여 남산 정상까지 800m 구간에 10인승 탑승기 25대 규모의 곤돌라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남산에 관찰식물종 185종과 보호 가치가 있는 야생동물 24종, 관찰 곤충류 170종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울시민들과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공사 과정에서 산림과 토양, 암반의 훼손은 필연적이며, 곤돌라를 통한 관광객의 증가로 예상하지 못한 생태계 훼손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정 노선에 리라유치원, 숭의여자대학교부속유치원, 리라초, 숭의초, 리라아트고, 숭의여자대학교가 매우 가까이에 있다"며 "곤돌라 설치가 교육환경에 미치는 피해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곤돌라 공사 중 발생할 소음과 비산먼지에 의한 학습환경 피해, 그리고 수목·수풀 훼손으로 인한 토사 유출 등 안전문제, 공사 후에는 관광객의 무분별한 촬영 등으로 학생들의 사생활 침해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민과 학생 등과의 소통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생태 환경을 보전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서울시민, 학생, 시민단체 등과의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많은 학부모와 시민단체에서 사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학습환경 피해, 더 나아가 학생들의 인권침해를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교육청은 학생이 생태 감수성을 갖춘 생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교과, 창의적 체험활동, 범교과 학습 등 교육과정과 연계한 생태전환교육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번 훼손된 자연은 회복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후 위기 대응은 생존의 문제"라며 "케이블카에 대한 독점견제와 접근성 향상이라는 경제적 가치보다는 남산의 생태환경 보호와 경관보존, 그리고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라는 가치를 더 먼저 고려해 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real@news1.kr